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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자동차 대출’ 부끄러운 실적

은행권이 지난해 야심차게 뛰어든 자동차 대출시장에서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은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농협 등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까지 너도나도 자동차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은행권 전체의 자동차 대출실적은 2700억원 정도에 그쳤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말 현재 2483억원의 대출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은행들의 자동차 대출실적은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신한은행에 이어 2위인 우리은행의 자동차 대출실적은 신한은행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자동차대출 상품은 지난해 2월 신한은행이 내놓은 '신한 에스모어 마이카(S-MORE My Car) 대출'이 은행권에선 처음이었다. 그러자 4월 말 우리은행이 '우리V오토론'을 출시했고 같은 달 하나은행은 '직장인 오토론'을 내놨다. 이후 하나은행은 실적이 저조하자 판매를 중지한 뒤 6월부터 '오토론 와이드'를 판매 중이다. 농협도 지난해 10월부터 '채움 오토론'을 판매하고 있다.

당시 은행권은 저금리와 넉넉한 대출한도를 앞세워 자동차 대출시장에서 성공을 자신했지만 일부를 제외하곤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가 밝힌 캐피털사 등의 자동차 할부실적(지난해 1∼9월)이 6조44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권의 대출규모는 미미하다.

은행권의 자동차 대출실적 부진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캐피털사들이 자동차 대리점에 직원을 상주시켜 할부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은행의 자동차 대출은 은행 지점을 따로 방문해야 해 번거로웠다.

또 캐피털사들이 은행권의 저금리에 맞서 낮은 금리의 할부조건을 제시한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한 은행이 새 금융상품을 출시하면 다른 은행들이 시장을 충분히 분석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비슷한 상품을 내놓는 관행도 실패에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은 자동차 대출실적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새로운 시장에 참여한 비용을 치렀다고 보면 된다"면서 "은행권의 낮은 대출금리와 부가혜택 등이 소비자에게 알려지면 자동차 대출시장에서 소비자의 은행권 대출 이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k7024@fnnews.com홍창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