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발레-오페라 ‘프렌치 바람’

▲ 발레 ‘지젤’

국내 발레-오페라계에 ‘프렌치 바람’이 불고 있다.국립발레단,국립오페라단의 올해 공통된 화두가 ‘프랑스’다. 국립발레단은 그간 러시아 볼쇼이 버전의 작품을 주로 선보여왔다. 정통 프랑스 버전의 발레는 흔치 않았다. 올해는 프랑스 낭만 발레에 흠뻑 빠져볼 기회가 생긴다. 오페라에선 여느 해보다 프랑스 작품이 풍성하다. 서정적인 작곡가 구노의 오페라에서부터 낯설지만 묘한 매력의 현대작곡가 뿔랑의 작품까지. 평소 만나기 쉽지 않은 레퍼토리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지젤’이 온다

국내서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발레 버전은 러시아 볼쇼이 또는 러시아 마린스키였다. 국립발레단은 최근 10년간 볼쇼이 전설적인 안무가로 불리는 유리그리가로비치의 대표작을 선보여왔다.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은 지난해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볼쇼이 무용수들과 합동공연까지 치러냈다. 그만큼 볼쇼이와 돈독한 관계다. 볼쇼이에 ‘코리아 깃발’을 꽂았던 국립발레단이 차기 무대로 지목하고 있는 곳은 프랑스와 이태리다. 최근 유임된 최태지 단장이 내걸고 있는 캐치플레이즈도 “이젠 유럽으로!”다.

국립발레단은 새해 첫 작품으로 프랑스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을 골랐다. 그것도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이다. 내달 24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무대에 올린다. 지젤 공연은 지난 2002년 이후 9년만이고, 프랑스 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젤’은 19세기 낭만주의 흐름을 타고 1841년 테오필 고티에 대본에 장 코랄리, 쥘 페로 안무, 아돌프 아당 음악으로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세계 초연됐다. 당시 낭만주의 대표 발레리나 카를로타 그리지에가 무대에 섰고 그후 모든 발레리나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중의 하나가 지젤이었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안무가, 이태리 무대·의상디자이너의 손끝에서 빚어진다. 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 파트리스 바르는 안무를 위해 지난 9일 입국했다. 이날 함께 국내 들어온 이태리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델리는 19세기 낭만주의 화풍으로 무대를 꾸민다.

국립발레단 간판 커플 김주원-김현웅, 김지영-이동훈과 함께 신예 이은원이 전격 주역에 발탁돼 풋풋한 16살 지젤의 청순함을 살린다. 세계적인 스타 커플인 파리오페라발레단 무용수 라에티시아 퓌졸-마티유 가니오의 무대도 볼 수 있다.

■구노-뿔랑-마스네 프랑스 오페라

샤를 구노의 ‘파우스트(3월)’, 프란시스 뿔랑의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5월)’, 쥘 마스네의 ‘베르테르(10월)’.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무대에 올리는 프랑스 오페라다. 프랑스 오페라가 한해 3편이나 오르는 것은 유례없는 일에 속한다. 고만고만한 이태리 오페라 편식증을 극복해보겠다는 국립오페라단의 의지가 담긴 걸로 봐야한다.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는 1957년 파리에서 초연된 프랑스 대표 국민작곡가 뿔랑의 작품으로 국내선 이번이 초연이다. 풀랑은 20세기 초반 프랑스 신고전주의 작곡가로 활약했다. 프랑스 오페라의 미래를 이끌 연출가로 주목받는 스타니슬라스 노르데이, 신예 소프라노 아니크 마시스 등 프랑스 오페라계 신진이 국내 초연 무대를 장식한다. 단두대에서 수녀들이 쓰러지는 마지막 장면이 압권. 국립오페라단은 뿔랑의 정식오페라에 앞서 단막 오페라 ‘목소리’를 1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올린다.

독일 최고의 문호 괴테의 ‘파우스트’에 프랑스 작곡가가 곡을 붙인 오페라가 구노의 ‘파우스트’다. 파우스트를 소재로한 오페라나 기악곡은 수도 없이 많지만 ‘아베마리아’로 유명한 샤를 구노의 파우스트는 그중 최고로 꼽힌다. 프랑스 서정 오페라의 백미라는 평가도 있다. 구노가 그려낸 파우스트는 작곡가만큼이나 낭만적이고 정열적이다. 이 역은 한국인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 테너가 된 김우경씨가 출연한다. 연출은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예술감독이 직접 한다.

마스네의 ‘베르테르’도 괴테 작품에 프랑스 작곡가가 음악을 입힌 작품이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 프랑스 사람들의 시선으로 본 베르테르를 만나게 된다.
원작에선 머리에 총을 발사한 베르테르가 즉사하고 그뒤 샤롯데가 그를 찾아오지만, 마스네의 오페라에서 베르테르는 샤롯데 품에서 눈을 감는다. 베르테르역은 테너 김재형씨가 맡는다. 개성 강한 장수동씨가 연출에 나선다.

/jins@fnnews.com최진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