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태백,찬란한 雪國..눈부신 자작나무 숲 길을 거닐다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3 18:03

수정 2011.01.13 18:03

▲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뒤덮을 때 강원 태백의 아름다움은 눈이 부실 정도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상고대의 찬란함을 보는 재미는 더할 나위가 없다. 아랫목을 떨치고 '눈의 나라' 태백으로 가보자. 상고대가 활짝 핀 두문동재.

[태백=강문순기자] 강원도 태백 하면 떠오르는 게 우선 태백산이다. 사철 아름다운 자태와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한 청정자연 태백. 맑은 물, 맑은 공기, 여름에도 서늘한 강원도 태백. 그래서 추울 때 가야 그 맛이 더하다. 특히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뒤덮을 때 그 아름다움은 눈이 부실 정도다. 짧은 일정으로 가서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상고대의 찬란함을 보는 재미는 더할 나위가 없다.
올겨울은 근래 듣고 보아온 이상난동(異常暖冬)이 아니라 이상한동(異常寒冬)이다. 삼한사온이라는 한반도의 겨울도 올해는 무색해졌다. 춥다고 움츠러들수록 더 추워진다. 아랫목을 떨치고 눈의 나라 태백으로 가보자.

■영하 20도 함백산의 설국을 보다

강원 태백 하면 태백산이 가장 먼자 떠오르지만 바로 옆에 그보다 더 높은 함백산이 우뚝 솟아있다. 한반도를 세로로 가로지르는 백두대간 주능선의 일부이자 눈꽃 트레킹 명소로 이름난 코스다. 해 뜨기 전 태백시청 앞 온도계가 영하 17도. 태백과 정선군의 경계에 우뚝 솟은 함백산 능선을 따라 걸어봤다. 정확히 말해 1200m가 넘는 두문동재에서 시작해 은대봉을 지나 함백산 정상을 거쳐 만항재까지 이어지는 약 7.68㎞ 구간.

1572.9m인 함백산은 높이로 따지면 남한에서 여섯 번째다.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 설악산(1708m), 덕유산(1614m), 계방산(1577m) 다음이다. 태백산(1567m)의 위용에 눌려 인지도가 덜한 것은 사실이지만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있어 산을 탄다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산이다.

함백산은 태백과 정선의 경계에 솟아있다. 두 도시를 이어주는, 함백산 능선을 넘나드는 고갯길 중 대표적인 곳이 두문동재와 만항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고개를 넘는 도로들은 국내 포장도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을 지나는 것들이다. 만항재를 지나는 414번 지방도는 해발 1330m를, 두문동재를 가로지르는 옛 국도 38호선은 해발 1268m의 고개를 넘는다.

두문동재는 지난 2004년 고개 아래에 터널이 뚫려 등산객을 위한 차량 말고는 고개를 넘는 차량이 많지 않다. 어쨌든 도로가 있는 덕분에 자동차가 고개 정상까지 갈 수 있다. 여기서부터 능선을 따라 걷기 때문에 산행이 수월해진다. 두문동재 정상에서 출발해 함백산을 거쳐 만항재로 내려오는 코스는 4시간 남짓. 고개 정상 말고 아래에서 출발한다면 이보다 1∼2시간 더 걸린다. 두문동재에서 은대봉(상함백산·1442.3m)으로 오르는 구간에서는 등 뒤로 금대봉(1418m) 능선을 중심으로 고산준봉들이 펼쳐졌다. 왼편으로 희미하게 매봉산 바람의 언덕에 있는풍력발전단지가 이국적이다.

2쉼터를 지나 중함백산(1505m) 정상 부근에 이르면 백운산 자락에 폭 안긴 정선 고한 읍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중함백산 정상부를 살짝 돌아서면 풍경이 더 장관이다. 백운산, 장산, 두위봉 등 쟁쟁한 준봉들이 옅게 깔린 운해를 뚫고 솟았다. 이날 날씨가 맑은 덕분에 가시거리가 길어 풍경이 더 또렷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함백산 정상.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까지 한반도를 종으로 가로지르는 거대한 산맥, 백두대간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함백산은 남쪽으로 태백산, 북쪽으로 금대봉과 매봉산, 서쪽으로 백운산, 두위봉, 장산 등 해발 1400m 이상의 고봉을 줄줄이 거느리고 있었다. 맑은 날에는 동해의 일출까지 감상할 수 있단다.

최근 산림청 태백국유림관리소가 주목 보호를 위해 함백산에 설치했던 852m 길이의 노후 철조망을 모두 철거, 주목을 보기도 수월해졌다.

두문동재∼만항재 구간이 부담스럽다면 2쉼터에서 함백산 정상 말고 정암사 부속 암자인 적조암 방향으로 하산할 수 있다. 두문동재에서 2쉼터까지 약 3.2㎞, 이곳에서 적조암까지 약 2㎞. 2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

▲ 태백시 일원에 흔히 볼 수 있는 하얀 자작나무 숲. /사진=강문순기자

■민족의 영산 태백산…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태백산은 겨울에 더 멋스러운 산이다. 겨울이면 두툼하게 눈옷을 걸쳐 입은 주목 군락들이 시선을 끌고, 그 위로 반사되어 반짝이는 햇살 또한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곳. 전국 12대 명산 중 하나인 태백산은 흔히 '민족의 영산'으로 일컬어진다. 그래서인지 오르는 곳마다 볼거리요, 내딛는 발길마다 천혜의 설경을 맞볼 수 있다. 2시간 정도만 올라가면 천제단이 있는 정상까지 등반할 수 있으니 가족 등반코스로도 적당하다.

등산코스는 크게 4가지가 있다. 유일사 코스는 유일사 입구에서 장군봉, 천제단까지 4㎞로 2시간이 걸린다. 백단사 코스는 백단사 입구에서 반재, 망경사, 천제단까지 4㎞로 2시간 거리다. 당골 코스는 당골광장에서 반재, 망경사, 천제단까지 4.4㎞로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문수봉 코스는 당골광장, 제당골, 문수봉, 천제단까지 7㎞로 3시간이면 충분하다.

명승 제73호로 지정된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자락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다. 영하 20도의 추위에도 영상 9도의 지하수가 하루 2000∼3000t씩 솟아 나와 얼지도 않고 골지천으로 흘러든다. 골지천은 정선 아우라지에서 송천과 만나 조양강을 이루고 조양강은 동강이 돼 남한강 상류인 충주호로 이어진다.

검룡소가 있는 금대봉은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지역이다.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가 서식하고, 꼬리치레도롱뇽의 집단서식지가 있으며 모데미풀, 한계령풀 등 이름도 희귀한 식물이 곳곳에 자생한다. 이 때문에 검룡소를 둘러싼 해발 1307m의 대덕산과 해발 1418m인 금대봉 일대는 자연생태보전지역(1993년 지정)이다.

/mskang@fnnews.com강문순기자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태백산눈축제가 결국 구제역 역풍을 피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됐다. 그렇지만 50여점에 이르는 눈조각 전시존은 계획대로 꾸밀 예정이다.

메인행사장인 당골광장 사랑동산은 '세계의 불가사의'라는 주제로 높이 8m·길이 30m인 오페라하우스, 높이 6m·길이 18m인 스핑크스, 높이 5m·길이 12m인 제우스신, 높이 4.5m·길이 14m인 진시황릉 병마용, 높이 11m·길이 18m인 태백산눈축제 상징 캐릭터 등 초대형 눈조각들이 웅장함과 정교함으로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외에도 이스트섬 모아이, 싱가포르 머라이언, 이집트 부조, 신묘년 토끼 등 모두 11점의 눈조각이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청정동산에는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미녀와 야수, 슈렉과 피오나 공주, 토이스토리, 곰돌이 푸와 친구들을 비롯해 4개의 눈미끄럼틀이 자리를 잡고, 가온누리광장에는 세계의 유명 캐릭터를 주제로 뽀로로, 짱구, 둘리, 마시마로와 음각형 눈조각 그리고 스노래프팅 3면이 세워진다.

전국대학생눈조각경연대회를 통해 만들어질 12개의 위트 넘치는 눈조각은 당골광장 위 광장에서 위용을 자랑한다. 특히 올해는 오투리조트 스키하우스에 스타워즈를 주제로 한 눈조각이 세워져 스키장을 찾는 스키어들에게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눈축제의 명물, 이글루카페에서는 눈이 만들어주는 온기를 느끼며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눈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주제를 떠나 모두에게 각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태백 시내에 있는 황지연못과 중앙로 일원에서는 오는 31일까지 별빛페스티벌이 열려 태백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볼거리=소도동의 태백체험공원(033-550-2718)은 탄광지역 주민의 삶을 엿보고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근 오픈했는데 시설이 꽤 잘돼 있다. 구문소 인근 동점동의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033-581-3003)은 고생대를 주제로 한 전문박물관인데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좋은 구경거리와 교육자료로 가치가 있다. 태백시 문화관광과(033-550-2085). 또 태백시 일원에 있는 몽환적 분위기의 하얀 숲, 자작나무 숲도 볼거리다. 태백시 삼수동 24통 귀내미마을은 해발 1000m에 자리해 여름에는 마을을 둘러싼 가파른 산을 뒤덮는 고랭지 배추밭(65만3000㎡)의 이색적인 풍경으로, 겨울엔 눈으로 둘러싸인 산촌의 고즈넉한 풍경과 일출로 유명하다. 이름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의 형세가 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우이령이라고 부른 데서 연유한다.

■먹을거리=태백의 먹을거리로는 실비 한우와 국물이 있는 닭갈비가 유명하다. 중앙로에 위치한 한우명가(033-552-5349)는 등심과 갈빗살이 맛있는 곳으로, 고기를 먹고 난 후 된장소면을 시켜도 만족도가 높다.

태백닭갈비(033-553-8199)는 닭갈비 말고도 콩나물을 듬뿍 넣은 복지리탕도 하는데 산행 전후와 해장으로 먹기 좋다. 황지동 강산막국수(033-552-6608)는 쫄깃한 면발의 막국수와 담백한 수육이 별미.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