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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지사장 “리니지2 등 성공 이유 개발자 친화적 게임엔진 덕분”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3 22:15

수정 2011.01.13 22:15

‘테라’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 ‘아바’ ‘메트로컨플릭트’. 다섯 게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국 게임사가 만든 유명 게임이라는 점 외에도 이들 게임은 에픽게임스의 게임엔진 ‘언리얼엔진3’로 제작된 게임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에픽게임스코리아 박성철 지사장은 언리얼엔진의 강점에 대해 “오랜 역사 동안 쌓인 높은 안정성과 개발자 친화적인 사용자환경”을 꼽았다. 그는 “에픽게임스의 역사는 19년이나 됐다. 그 덕분에 높은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 개발자들의 구미에 맞게 쉽게 엔진을 바꿔 쓸 수 있는 점도 언리얼엔진만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박 지사장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어떤 게임엔진을 쓰느냐에 따라 구현되는 그래픽의 차이는 대동소이하다”며 “우리가 언리얼엔진3를 사용하는 이유는 개발자 친숙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 개발에 언리얼엔진3를 사용했다.

에픽게임스는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다. 전체 직원은 130여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세계 게임엔진 시장의 6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작지만 저력 있는 회사다. 게임개발자 웹사이트인 가마수트라에 따르면 언리얼엔진은 전 세계 게임엔진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토크, 겜브료, 소스, 크라이엔진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에픽게임스코리아는 지난 2009년 4월 국내에 법인등록을 했다. 박 지사장은 이곳의 초대 지사장이다. 36세에 불과한 그는 자신의 별명을 ‘임성철’이라고 소개할 만큼 스타크래프트2 마니아기도 하다. ‘임성철’은 프로게이머 임요환 선수의 성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박 지사장은 지난해 9월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잡스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에픽게임스 자회사인 체어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인피니티 블레이드’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잡스는 ‘경이로운 게임’이라며 ‘인피니티 블레이드’를 치켜세웠다. 그 덕분일까. 이 게임은 지난해 12월 발매돼 불과 5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16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대박’ 게임이 됐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박 지사장은 “사장과 개발진이 모두 애플 본사 소재지인 캘리포니아로 집결해 외부와 단절된 채 4개월간 게임만 개발했다”며 “당시 4개월 동안 아무런 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한참 동안 애를 먹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애를 먹은 만큼 보람도 있었다.
지난해 말 애플이 아이패드 광고에 ‘인피니티 블레이드’를 계속 사용하면서 뜻하지 않은 마케팅 효과를 덤으로 얻었기 때문이다.

박 지사장은 지사 설립 후 지난 2년간의 성과를 말해 달라는 요구에 “‘게임엔진을 추가로 구매할 게임사는 국내엔 없다’고 회의적으로 말씀하시던 분들이 이제는 언리얼엔진에 대해 ‘최고의 엔진’이라고 말씀하실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지사장이 부임한 이후 언리얼엔진을 사용하는 국내 게임사는 3배 이상 늘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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