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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별자리를 믿어왔다

김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4 17:52

수정 2011.01.14 17:52

누구나 한 번 쯤은 '오늘의 별자리 운세'를 신문이나 웹사이트에서 찾아보고 실망한 적이 있다. 별자리 운세가 정확하지 않다는 의구심마저 품어 본다. 당신의 별자리 운세는 2000년 전에 다른 별자리로 옮겨 갔기 때문이다.

지구의 흔들림 때문에 점성술에서 말하는 별자리 운세는 현대와 맞지 않다. 별자리 운세는 개개인이 태어난 날 특정 별자리와 태양의 위치로 결정된다. 문제는 2000년 전 별자리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별자리가 달라진 이유는 태양과 달과 지구 사이의 인력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구의 자전축은 계속해서 조금씩 흔들리게 된다. 따라서 세월이 흐를수록 밤하늘의 별들 위치도 변하게 된다.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그룹 민병희 연구원은 14일 "마치 팽이가 회전할 때 팽이의 꼭대기가 외부 힘 때문에 조금씩 흔들린 것과 비슷하다고 상상하면 된다"며 "대략적으로 2000∼3000년마다 별자리 위치가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별자리 운세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춘분점에 보이는 황도12궁 별자리들이 순서대로 옆자리로 옮겨간 것처럼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별자리 운세에서 염소자리는 12월 22일∼1월 19일생이 말한다. 하지만 현재 염소자리는 1월 20일∼2월 16일생이 된다. 이는 기존 1월 20일∼2월 18일생의 별자리로 알려진 물병자리와 일치한다. 별자리 운세가 실제 운명을 예견한다 하더라도 '남의 운명'에 대한 내용을 읽게 되는 셈이다.

또 '불변'의 위치로 알려진 북극성도 계속해서 이동하고 있다. 북극성은 현재 지구의 북극과 가장 일치하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수천년 전에는 지구의 북극은 용자리 '투반'이라는 별과 일직선상에 있었다. 1만2000년이 지나면 북극은 거문고자리의 직녀성 방향이 된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사진설명=11세기 유럽에서 제작된 별자리표. 2000년 전부터 동일하게 사용돼 오고 있지만 현재 생일과 기존 별자리 운세는 일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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