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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업계 자보 구조조정 착수

김주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7 05:30

수정 2011.01.16 22:29

사상 최악의 손해율로 적자폭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때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차보험 비중을 한 자리 숫자로 줄이는가 하면 시장 철수나 라이선스 반납까지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정상화를 위해선 의료·정비업계의 협력 지원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손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금융감독 당국을 찾아와 “심각해진 자보 적자로 인해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전업사인 A사의 CEO는 “정 힘들면 모회사(오프라인 손보사)와 다시 시장을 합치는 게 어떠냐”는 감독당국의 발언에 감정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또 다른 온라인 전업사 B사는 시장철수를, 중소형 손보사인 C사는 자보 라이선스 반납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시장 철수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자보손해율이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손보사들도 ‘시장철수’라는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더라도 자보 비중을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

G손보의 경우 전체 사업에서 자보 비중이 현재 8%까지 내려갔다. 대형 상위사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사들도 장기보험 비중을 확대하는 대신 자보 비중은 절반 이하로 조정 중이다. 한때 사업 비중의 60∼70%를 차지했던 차보험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그 자리를 일반·장기보험이 채우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면 향후 일부 대형사로 자보시장이 몰리게 된다는 점이다. 자보 개선안이 본격 시행되고 지난해 보험료 인상 효과가 나타나는 올 상반기쯤이면 현재 ‘밑바닥’인 자보시장은 어느 정도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발을 빼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보시장이 회복되더라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중·소형사들은 사업성이 없는 자보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일반 장기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 경쟁체제 하에서의 다양한 서비스나 보험료 체계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강영구 원장은 “과거 일본에서도 국내와 같이 나이롱 환자, 자보수가 등으로 보험료 인상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다”면서 “관할 부처의 강력한 지원 아래 지금은 안정을 되찾았는 데 국내도 보건복지부와 국토해양부 등 정부 관할 부처에서 적극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toadk@fnnews.com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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