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연초 생필품값 급등 되풀이..유통단계부터 잡아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7 19:45

수정 2011.01.17 19:45

정부가 감시하는 주요 생활필수품 가격이 올해 초 무더기로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서민가계 재정과 밀접한 생필품의 60% 정도가 불과 1주일 만에 가격이 대거 오른 것이다.

연초 생필품 가격 인상은 현 정권 출범 이후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정부의 물가관리대책에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1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인 'T-게이트'를 통해 올해 처음으로 수집된 생활필수품 79개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60.8%인 48개의 가격이 인상됐다. 비교시점인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불과 1주일 만의 변화다.

소비자원 소비자정보팀 관계자는 "물가관리기관인 소비자원이 주간 생필품 물가 동향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조사 결과는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135개 판매점의 상품별 가격과 변동률을 평균한 수치로 객관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전체 조사대상 241개 가운데 53.1%인 128개의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가격이 인하된 품목은 36.7%인 29개에 그쳤으며 상품 수는 89개(36.9%)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헤어 린스가 9.15%로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으며 세면용 비누(8.74%)와 커피믹스(5.41%), 세탁세제(4.88%), 샴푸(4.75%)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참기름, 부침가루, 단무지, 두부, 냉동식품 등도 2∼3%대의 가격 인상을 보였다.

241개 조사상품 중에서는 LG생활건강의 세탁세제인 '테크(묶음용) 4.2㎏'이 42.7%로 가장 큰 폭의 인상률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두보레 장미비누 4개입'(30.1%)과 '미쟝센 펄샤이닝 모이스쳐 린스 780㎖'(24.2%)도 가격이 대폭 올랐다.

동원 '새참물만두 500g'(16.4%), 네슬레 '테이스터스 초이스 마일드 모카 커피믹스 180개입'(10.1%), LG생건 '알뜨랑비누 핑크 3개입'(8.8%), 오뚜기 '사과식초 900㎖'(8.5%), 오뚜기 '고소한참기름 32㎖'(8.3%), 종가집 '고소한국산콩두부 400g'(7.8%), 매일유업 '프리미엄명작 1단계 800g'(7.2%) 등도 1주일 새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연초 생필품물가 불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9년에도 설탕, 식용유, 소주, 세제, 샴푸, 계란, 휘발유 등 이른바 52개 'MB생필품' 대부분의 가격이 들썩여 정부가 부랴부랴 물가정책을 내놨다.


지난해 1월에도 밀가루와 설탕 등 주요 생필품 가격이 기습적으로 인상된 후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물가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승창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민과 밀접한 장바구니물가의 불안은 제조보다는 유통단계의 비효율적인 구조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배추대란에서 제기된 것처럼 중간유통 과정상 폭리나 유통업체들의 불필요한 마진 등을 정부 차원에서 철저히 추적해 사전에 차단하는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gapc@fnnews.com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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