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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야기] (13) 돈나푸가타

여인의 운명이 탄생 배경이 된 이탈리아 와인이 있다. 시칠리아 섬에서 생산되는 ‘돈나푸가타’가 바로 그 주인공. 돈나푸가타는 이탈리아어로 직역하면 ‘도망간 여인’이라는 뜻을 지녔다.

실제 이 와인의 주인공은 프랑스 루이16세의 아내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와네트의 친언니 마리아 카롤리나 왕비

다. 마리아 카롤리나는 오스트리아 공주로 이탈리아 부르봉 왕국에 시집온 후 권력에 관심이 없는 남편 페르디난도 4세를 대신해 섭정을 펼친 철의 여인이다.

그의 어머니인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리지아처럼 1792년부터 나폴리의 실권을 장악했다. 마리 앙투와네트와 각별한 자매애를 자랑했던 그가 권력의 정점에서 퇴출된 데는 프랑스 혁명 때 자기 동생이 단두대에서 처형당하는 것을 계기로 공화파와 극심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부터다. 이후 1806년 나폴레옹의 군대가 나폴리를 장악하면서 마리아 카롤리나는 시칠리아섬으로 도망치게 된다. 그에게 시칠리아는 피난처이자 유배지였던 셈이다. 결국 이 비운의 여인은 시칠리아를 거쳐 본국인 오스트리아로 추방돼 1814년 뇌졸중으로 사망하게 된다.

돈나푸가타 와인은 안틸리아, 앙겔리 등의 와인 브랜드를 보유했으며 대부분의 레이블에는 마리아 카롤리나의 비극적인 운명을 뜻하는 슬픈 여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중 안틸리아는 레이블에 마리아 카롤리나 왕비가 눈물을 흘리며 머릿결을 휘날리는 모습이 담겨 있어 그의 비통함이 느껴지는 와인이다. 앙겔리 역시 화려한 여인이 말을 타고 허둥지둥 도망치는 모습이 레이블에 담겼다.

돈나푸가타 와이너리의 소유주인 안토니오 랄로에 따르면 포도원과 와인의 이름을 지은 것은 그의 어머니 가브리엘라다.

도움말=나라식품

/yhh1209@fnnews.com유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