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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의 유혹에 빠져볼까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20 16:22

수정 2011.06.20 16:22

유럽에서 한국인과 가장 비슷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는 어딜까. 정답은 급한 성격에 열정을 간직한 이탈리아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탈리아는 와인에 있어서도 다양한 포도품종이 재배되고 있으며 포도품종만큼이나 다양한 와인을 접할 수 있는 국가다. 재배되는 포도품종만 2000여종이다. 이탈리아 특정 지역에서 생산되는 토착품종만 해도 600종에 달한다. 이탈리아 와인을 하나의 이미지에 가둬 둘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탈리아 와이너리들이 고급 와인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토착품종 중 장기숙성이 가능한 품종들이 선별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와인은 가볍다'는 편견도 이내 무너지고 있다. 세계 어느 와인 생산지에서도 맛볼 수 없는 토착품종으로 만들어진 열정적인 이탈리안 와인의 세계로 빠져보자.

■와이너리 삼총사를 아시나요

이탈리아 토착품종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네비올로'다. 가비 지역에서는 하얀 네비올로로 불리는 코르테제 품종을 만날 수 있다. 코르테제는 풍부한 과일 느낌이 강한 품종으로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미켈레 키아를로 가비 레 마르네'는 담황색을 띠는 와인으로 코르테제 품종의 성격이 잘 드러나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 중 단연 최고로 꼽힌다.

'미켈레 키아를로 바르베라 다스티 레 오르메'는 발자취(레 오르메)라는 뜻이 담긴 레드 와인이다. 미켈레 키아를로 와이너리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와인으로 2008 빈티지부터 이탈리아 최고 와인 등급인 'DOCG'로 승격하는 데 1등 공신을 한 와인이 바로 이 와인이다. 바르베라 품종 100%로 만들어진 이 와인은 산도가 풍부하면서도 10년까지 장기 보관할 수 있다. 레 오르메는 빈티지 이후 3∼4년부터 뛰어난 맛을 자아낸다. 쇠고기, 돼지고기, 치즈 등과 특히 잘 어울린다.

'미켈레 키아를로 바르바레스코 레이나'는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특성이 돋보이는 와인이다. 피에몬테 바르바레스코의 네비올로 100%로 만들어졌으며 네비올로 품종의 섬세한 특성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네비올로는 세계적으로 가장 명성 높은 두 개의 와인인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로 유명한 품종으로 과즙이 풍부하고 달면서도 시큼한 맛을 지닌다. 쇠고기와 닭고기 등과 잘 어울린다. 1994년이나 2002년 등 포도가 별로 좋지 않았던 해에는 생산하지 않는 등 품질에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마시기 3시간 전 미리 오픈해 두면 깊은 맛을 볼 수 있다.

■여성스러운 와인도 있어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언니인 마리아 카롤리나 여왕과의 인연으로 탄생한 돈나푸가타 와인은 레이블부터 여성을 상징하고 있다.

이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화이트 와인 '돈나푸가타 안틸리아'를 비롯해 '돈나푸가타 앙겔리', '돈나푸가타 세라자데' 등이 있다. 나폴레옹의 군대를 피해 시칠리아로 피난한 마리아 카롤리나의 이야기처럼 이 와인들도 시칠리아 섬에서 생산된다. 돈나푸가타는 이탈리아어로 도망간 여인이라는 뜻이 담겼다.

이 중 돈나푸가타 앙겔리와 세라자데는 토착품종인 네로다볼라를 사용했다. 네로다볼라는 시칠리아의 토착품종으로 비교적 저렴한 와인으로 통했다. 하지만 시칠리아 와이너리들의 양조기술 발달과 네로다볼라의 우아하고 섬세한 맛이 더해지면서 점차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이탈리아 정통요리인 크림파스타나 토마토파스타와 즐기면 좋다.


각기 다른 품종의 와인이지만 이탈리아 와인은 유럽의 다른 와인과 달리 여름에도 마시기 좋은 레드 와인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1위 와인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 김숙영 팀장은 "이탈리아 토착품종들 중 바르베라는 특히 산도가 있어 레드 와인이지만 여름에 상큼하게 마시기에 좋다"고 말했다.


/yhh1209@fnnews.com유현희기자

■사진설명=이탈리아에는 이탈리아인의 열정을 고스란히 담은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있다. 왼쪽부터 미켈레 키아를로 바르베라 다스티 레 오르메, 미켈레 키아를로 바르바레스코 레이나, 돈나푸가타 안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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