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절대평가, 방향은 옳으나 고교 서열화 고착화될 것"

손호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2.13 15:30

수정 2011.12.13 15:30

2014학년도부터 고등학교 내신을 절대평가제로 전환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가 나오자 교원ㆍ학부모단체는 교육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반겼다. 그러나 입시 중심인 현 고교 교육과정에서 학교 서열화가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1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부작용이 많았던 상대평가 체제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향은 옳다”면서도 “내신의 객관성 확보가 제도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에서 ‘성적 부풀리기’가 없도록 엄정한 내신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대학이 전형 과정에서 특정 고교를 우대하지 않도록 교과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대학을 철저하게 지도 감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은 “상대평가는 교육학적 측면에서 경쟁을 부추기는 등 문제가 있으므로 내신 9등급제에서 현행 6단계 절대평가로 바뀌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 최미숙 대표는 “과거에 ‘성적 인플레’ 현상으로 인해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돌아갔다”며 “교과부가 성적 부풀리기에 대해 1만2000개 학교를 다 감사할 수 없으니 학부모가 ‘시험문제를 쉽게 내달라’고 요청하더라도 교사 스스로 소신과 원칙을 갖고 난이도를 조절해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과부가 내놓은 제도에는 상대평가, 절대평가 요소가 뒤섞여 있어 두 제도의 단점만 드러나 학교서열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실업계만 절대평가를 할 뿐 인문계 중ㆍ고교는 상대평가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어서 절대평가가 아닌 ‘혼합평가’라 불러야 한다”며 “원점수, 표준편차 등 상대평가 요소가 그대로 남아 학교, 학생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교과부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될 내신 부풀리기를 막으려고 과목별 평균점수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면 A가 많은 학교와 아닌 학교가 고스란히 드러나 고교등급제와 마찬가지가 된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특목고, 자사고와 함께 일반고도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상대평가를 할 때 내신에 장점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제 그 빗장을 풀겠다는 것이다”며 “대학들도 절대평가를 이용해 내신을 무력화할 수 있어 중하위층 자녀가 불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입시학원가에서는 다소 위축된 특목고, 자사고 바람이 다시 불 것으로 내다봤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내신 반영방법이 큰 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면 기본적으로 종전보다 내신의 영향력이 약해져 수시는 대학별 고사, 정시는 수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내신에 불리했던 특목고와 자사고가 대입전형에서 유리할 것이므로 특목고, 자사고 바람이 중학교 상위권 수험생을 중심으로 다시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art_dawn@fnnews.com 손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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