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인생을 바꾸는 말.. ‘왜?’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인생을 바꾸는 말.. ‘왜?’

 '학점 2.1로 삼성에 입사한 뒤 9번의 발탁 인사와 30대 임원승진 및 최연소 최고경영자의 기록을 몰고 다니는 주인공. 저녁 술자리에서 회사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우연히 뒷좌석에 있던 비서실 직원이 이를 듣고 다음날 호출된 뒤 해고당하지 않고 오히려 회장 비서실로 발령이 난 인물.'

 화려하면서도 억세게 운이 좋은 듯한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사진)의 이력이다. 그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연세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 콘서트 '열정락(樂)서'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을 '남들과 차별화된 경쟁력과 호기심·상상력'이라고 꼽았다.

 윤 사장은 회사 내에서 다양한 경험과 아이디어를 가진 '혁신전도사'로 통한다. 그는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에서 경리·회계업무를 시작으로 고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 비서실을 거쳐 이건희 회장 이후에는 신경영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왔다. 이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장과 삼성 전략기획실 홍보팀장을 거쳐 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로 옮긴 뒤에는 회사를 흑자전환시켜놨다. 지난해에는 전문경영인으로는 처음으로 삼성서울병원 사장으로 임명됐다.

 윤 사장은 "고 이병철 회장 비서실에서 5년간 근무하면서 이 회장에게 배운 것은 '왜'라는 키워드였다"고 밝혔다. 그는 "선대 회장은 어떤 문제가 일어났을 때 '왜 그런 일이 생겨났냐'라고 묻고 이에 답변을 하면 '뭐가 문제일까'라고 다시 물었다"며 "이렇게 3번 정도 반복하다 보면 대부분 답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왜'라는 키워드로 질문을 하다 보면 문제의 근본 원인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어떤 대답을 얻느냐는,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호기심은 '왜'라는 단어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사장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가지려면 남들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제가 튄다고 웃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이 튀지 않는다고 웃는다"며 "경쟁이 치열할수록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신경쓰지만, 승자들은 자신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걸 선택한다"며 자신만의 강점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윤 사장은 "자신이 익숙하지 않던 것을 많이 접해보는 것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며 본인이 잘 접하지 않았던 장르의 책이나 영화 또는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을 추천했다. 다양한 책을 많이 읽으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때 주말에 수십권의 책을 읽을 정도의 독서광으로도 유명하다.

 이날 열정락서에는 2000여명이 참석해 윤 사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한 참석자가 윤 사장의 노후계획을 묻자, 윤 사장은 오히려 "여기 있는 청년층의 평균 수명이 100~120세 정도로 늘어날 텐데 그 긴 시간 동안 뭐 하고 지낼지 걱정된다"며 "5년에 관심 있는 분야에서 화두를 하나씩만 개발해도 15~16개의 화두를 만들 수 있어 노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열정락서에 참석한 최예랑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에 동기 부여를 받으러 왔다"며 "앞으로 긍정적으로 수험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인 천혜경씨는 "자녀들의 인생에 방향점을 세워 주고 싶어 자녀들과 같이 왔다"며 "앞으로 대기업이 이런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한편 윤 사장은 이날 "삼성서울병원 사장으로는 아직 적응 단계이고, 업무 파악 중"이라면서도 "삼성서울병원은 앞으로 글로벌 수준의 병원으로 발돋움할 것"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암과 뇌신경, 심혈관이나 이식 등 고급 의료 서비스들을 중심으로 삼성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것"이란 포부도 밝혔다.

hbh@fnnews.com 황보현 기자 조지민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