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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3) 대웅제약 최수진 연구소장

[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3) 대웅제약 최수진 연구소장

지난해 대웅제약은 매출액 7111억원을 기록하며 녹십자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뒤바뀌었다. 대웅제약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품목의 매출 비중이 높아 상위 제약사들 가운데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피할 수 없는 위기. 대웅제약은 약가인하를 기회로 매출이 부진한 품목은 과감히 줄이고 혁신 신약 개발에 투자를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최수진 대웅제약 연구소장(상무·사진)은 14일 "힘든 시기일수록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과감하게 혁신신약 개발 전략과 투자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매출 대비 10%가 넘는 수준의 연구개발(R&D)투자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가인하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품목 구조조정을 포함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다. 수익률 높은 제품은 키우고 매출부진 품목은 단순화하는 방식이다. 또 우수한 특허품목의 도입을 활성화하고 약가인하 품목의 원료가 인하를 통해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공장에서도 효율적 운영을 통해 생산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R&D 투자 축소 계획은 있나.

▲없다. R&D 투자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꾸준하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대웅제약은 해마다 지속적인 R&D 투자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엔 557억원(매출 대비 8.30%)을 기록했고 2011년에도 매출 대비 10.4%(740억원)의 R&D 투자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R&D 연구비도 800억원(매출 대비 10% 이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인력 역시 2008년 179명, 2009년 192명, 2010년 235명, 그리고 2011년에는 265명, 올해에는 약 290여명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 지식경제부로부터 월드클래스 300의 기업에 제약업계 최초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제품은.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차세대 항궤양제, 알츠하이머치료제,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신경병증성통증치료제는 현재 임상2상 단계며 2015년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상1상 중인 알츠하이머치료제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범부처 전주기 신약개발사업단의 과제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연구지원금을 받게 됐다.

―글로벌 신약 개발 전략은.

▲대웅제약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unmet needs)가 확실하고 미래의 시장을 주도할 질환군에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해 글로벌 경쟁을 하려 한다. 이런 질환군에서 다국적제약사들의 연구 현황을 종합·분석해 최고의 약(Best in class)과 최초의 약(First in class)을 개발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과제를 선정한다. 그리고 경쟁 약물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외부의 많은 전문가와 연계한 C&D(Connection & Development) 전략도 수행하고 있다. 대웅제약 C&D는 전문가들의 기초 결과를 단순히 대웅이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과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정확한 피드백, 협력을 원칙으로 향후 수익을 분배하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전 과정을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메디프론과 협력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은.

▲해외 연구소를 세워 글로벌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고 해외 진출 발판도 마련하고 있다. 2008년 중국연구소를 필두로 인도연구소, 미국연구소를 설립했다. 각 지역의 특성을 활용해 전략을 달리한다. 중국에서는 천연물 신약과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인도연구소는 선진국 진출을 위한 허가와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연구소에서는 연구 그룹들과의 C&D를 추진하고 자사 제품을 미국에 판매하기 위해 허가와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혁신 신약개발을 위해 필요한 것은.

▲글로벌 신약 개발은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연구에서 다국적 제약사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기에는 아직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제까지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시장에 대한 비전이 부족했다.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평가하는 역량과 다국적제약사들의 경쟁 약물에 대해 분석하는 역량도 부족했다. 하지만 이것은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준비과정이었다고 본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국내 제약사들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극복 방안을 찾아냈다. 신약 연구개발 전 과정을 경험하고 성공사례를 보유한 제약사들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과감하게 혁신신약 개발 전략과 투자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국내 제약사가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약 연구개발과 해외진출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과 지속적인 투자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정부의 좋은 지원정책과 기업의 글로벌 신약 개발 역량이 합쳐지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