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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5) 유한양행 남수연 중앙연구소장

[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5) 유한양행 남수연 중앙연구소장

약가인하 이후 유한양행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유한양행이 지난해 영업이익 49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47% 급감한 데 이어 지난 1·4분기 영업이익은 8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48% 감소해 또다시 반토막이 난 탓이다.

전망도 좋지 않다. 유한양행이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은 대부분 국내 시장에 국한돼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 개발이 어렵다면 '제악업계 명가'의 명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반면 유한양행은 흔들림이 없었다. 유한양행 남수연 중앙연구소장(상무·사진)은 "시장 상황이 어려운 만큼 단기 이윤 창출에 주력하고 있을 뿐 장기적으로는 혁신 신약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비용-효율적인 연구개발(R&D)과 신속한 수행을 위해 유한양행의 모든 신약 과제는 후보 물질 탐색단계에서부터 임상의 전 과정이 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되고 실행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데.

▲단기적으로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한 도입신약으로 약가 인하 감소분을 메울 계획이다. 영업력을 기반으로 트윈스타, 트라젠타, 트루바다, 프리베나13 등과 B형 간염치료제 대형 품목인 비리어드의 판매가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이 상품화가 되는 2015년까지 브리지 역할을 하게 된다. 중기적으로는 핵심원료의약품(API)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올해에도 2개의 신약원료 350억원과 기타 3개의 신규 수주 50억원으로 총 400억원의 신규 매출이 예상된다. 향후 원료의약품 수출에서 2015년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유한양행을 견인할 주요 파이프라인은.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천연물 신약 및 개량신약 부분에 약 20개의 신약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다. 현재 임상연구 단계 9개, 전임상 연구 단계 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질환군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소화기, 호흡기, 순환대사 질환 및 항암제에 집중하고 있다.

소화기계 분야의 경우 레바넥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개선한 역류성식도염 치료제를 2015년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올해는 과민성대장증후군(IBS) 치료제의 임상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바이오의약품인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와 퇴행성 척추질환 치료제, 천연물의약품인 치주질환 치료제는 2015~2016년에 출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순환대사 질환 분야에서는 기존 당뇨 치료제의 부작용과 투약 편리성을 개선한 개량신약을, 항암제 분야에서는 전이암에 효과를 갖는 바이오의약품과 표적지향 항암제인 합성신약 1종을 전임상 약효 평가 중이다.

―신약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만 국한돼 있는데.

▲현재는 단기 성과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개량신약과 천연물신약 과제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혁신 신약 과제에 과감한 인적·재정적 지원을 통해 국내용이 아닌 글로벌 약물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위산펌프길항제(APA) 레바넥스의 기술수출을 인도와 중국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임상 연구 중인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역시 선진 다국적기업에 기술수출을 진행 중이며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 항체의약품 등의 중국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연구 중인 혁신신약과제들은 국내 임상 2상에서 유효한 결과를 도출해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수출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글로벌 신약개발 전략은.

▲글로벌 신약 개발에는 '비용 효율적인 R&D 전략'과 '신속한 수행'이 필수다. 유한양행은 2010년 8월에 중앙연구소 조직개편을 통해 과거 5~6년 걸리던 초기 연구개발단계 (과제개시에서 후보물질 도출까지의 단계)를 1.5년 이내로 단축하는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했다. 또 신약개발의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신약의 탐색 단계부터 전임상, 임상개발에 이르기까지의 '중개연구'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전략도 갖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국내 대학 혹은 벤처기업으로부터 14건의 계약을 추진해 10건의 신규과제를 개시했고 해외 기업으로부터도 11건의 계약을 추진, 1건의 개발과제를 시작했다. 1년 동안 200여건의 외부기술을 검토하여 자체개발 연구과제로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신약 파이프라인 중 30% 정도가 외부도입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이용한 인수합병(M&A) 계획은 없나.

▲기술에 대한 M&A는 고려하고 있지만 제약사 M&A 계획은 없다.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활발한 M&A를 성장해 왔다. 국내 제약사는 다국적 사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연구소만이라도 통폐합해서 효능군별로 전문화시키면 좋겠지만 국내 여건상 쉽지 않다.
전략적 제휴는 특히 성공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소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책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유한도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이나 연구소에 대한 제휴나 기술 도입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