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노린 ‘떴다방’,하루 50대 개통 月 8억 챙겨


#. 7년째 이동통신 3차 판매점을 하고 있는 황모씨(46)는 지난달 하반기부터 과열된 이동통신 시장의 보조금 경쟁을 틈타 한달 만에 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현금 4억원으로 소위 '보조금 대목'을 노린 것이다. 평소 1500여명의 주민번호와 이름 등 불법 개인정보를 관리하던 황씨는 이를 이용해 하루 30~50대씩 최대 보조금을 받아 한달 새 무려 1000대의 휴대폰을 개통했다. 가입비 3만6800원과 갤럭시S3의 할부원금 17만원, 최대 보조금 기준 한달 6만2000원짜리 정액요금 3개월분을 합쳐 휴대폰 떴다방 사업 1개월에 들인 원금은 총 3억9280만원. 그러나 황씨는 개통한 휴대폰을 통해 대당 110만원씩 리베이트를 챙겨받았다. 휴대폰 개통 3일 후면 황씨의 통장에 리베이트가 고스란히 입금됐다. 리베이트만으로도 휴대폰 대당 70만원씩, 7억원의 수입을 이미 챙겼고 3개월의 의무사용기간 서비스를 해지하고 상자도 뜯지 않은 휴대폰을 중고로 판매해 대당 30만~50만원의 추가 수입을 벌어들였다. 휴대폰을 모두 소진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해외 중고폰 수출도 병행했다. 결국 황씨는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과열 경쟁 덕에 4억원으로 한달 만에 최소 6억원, 최대 8억원의 수익을 챙긴 셈이다.


정상가 99만7000원짜리 갤럭시S3가 17만원에 판매되는 등 연일 휴대폰 보조금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달 최대 7000억원 이상 풀리는 휴대폰 보조금이 일반 소비자의 휴대폰 구입 부담을 덜어주기는커녕 유통업체들의 주머니만 채우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이동통신 업계와 관련 유통가에 따르면 이동통신 업체들이 가입실적을 챙기기 위해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벌이면서 '휴대폰 떴다방'이 성행하고 있다.

지난 2·4분기 공식 집계된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비용은 2조원. 한달 평균 7000억원가량의 현금이 풀렸지만 일반 소비자 중 보조금 혜택을 봤다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휴대폰 떴다방들이 유통 과정에서 보조금을 가로챘기 때문이다.

황씨는 "현금동원력에 따라 보조금 '대목'이 돌아오면 100~150대의 물량을 움직이는 유통상인은 셀 수도 없을 지경"이라며 "자신은 중견 규모"라고 유통계 현실을 설명했다.

이동통신사 한 영업 담당자는 "휴대폰 떴다방은 불법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량으로 휴대폰을 개통해 리베이트만 챙긴 뒤 의무사용기간 3개월 뒤 바로 해지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법영업"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이동통신사나 대리점들이 구체적으로 떴다방의 개통물량을 집계할 수는 없지만 보조금 과열경쟁 시장에서는 전체 신규 가입자의 70%가량이 떴다방의 장난으로 추정된다"고 털어놨다.

황씨는 "일반 소비자가 언론을 통해 보조금 지급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보조금 경쟁이 끝나갈 무렵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보조금 혜택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며 "보조금 정책을 미리 인지한 유통점들이 사실상 보조금 경쟁의 최대 수혜자인 셈"이라고 털어놨다. 더구나 세금을 내거나 사업실적을 직접 신고하지도 않기 때문에 규모조차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동통신사는 24개월 이상 요금수익을 기대하고 11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해 가입자를 모집하지만 떴다방들은 3개월 뒤 바로 해지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는 보조금만 고스란히 날리는 셈이 된 것이다.

이렇게 날린 보조금은 선량한 이동통신 소비자들이 매월 납부하는 통신요금으로 충당되는 모순점을 갖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 한 전문가는 "서비스의 다양화나 요금경쟁력으로 경쟁하지 않고 보조금을 투입해 경쟁사 가입자 뺏기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문제점이 결국 유통에 휘둘리는 이동통신산업의 현실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서비스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들의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