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스몰캡 100] (13) 디스플레이업체 아바텍](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2/12/16/201212161740472139_l.jpg)
【 구미(경북)=김용훈 기자】 세상만사에 변화를 두려워하면 1등은 없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아바텍은 이미 절반은 성공한 기업이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이 회사의 주력 생산품은 네 번 바뀌었다. 설립 초기 브라운관(CRT)모니터의 디스플레이를 생산했고, 2004년 프로젝션 TV용 고반사 유리제품으로 주력 생산품을 교체했다.
박명섭 아바텍 대표이사가 "아바텍의 역사가 곧 디스플레이 변천사"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다.
뚱뚱해서 사무용 책상의 절반을 차지하던 CRT모니터가 바지주머니에도 들어가는 태블릿PC로 바뀌는 동안 이 회사의 진공박막코팅 기술도 함께 발전했다. 그리고 이 기술력은 현재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iPad)에서 발현되고 있다. 현재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 역시 이 회사의 디스플레이 제품이 녹아들어가 있다. 수많은 디스플레이 부품업체 가운데 아바텍이 돋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공정 일원화 기반 가격 경쟁력
태블릿PC에 사용되는 패널은 0.25㎜ 두께의 얇은 액정표시장치(LCD) 글라스가 생명이다. 또 패널이 다른 물체와 접촉 시 정전기가 발생해 디스플레이가 오작동할 가능성이 높아 LCD패널을 얇게 잘라낸 후 코팅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부품업체 가운데 한 공장에서 패널을 얇게 잘라낸 후 코팅까지 마칠 수 있는 부품업체는 아바텍이 유일하다. 도급업자 입장에선 이 두 가지 공정을 한 번에 끝내는 것이 당연히 경제적이다. 이 회사가 LG디스플레이 내 점유율을 40% 내외까지 끌어올린 비결은 여기에 있다.
실적은 이 같은 경쟁력에 정비례하며 성장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바텍은 201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4%, 231.3% 증가한 822억원, 178억원이 예상된다. 만약 이 회사가 기존의 PDP나 LCD TV용 전면 광학 유리 및 가전제품 표면처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가져갔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실적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강화유리 소요량의 90%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지만 납품과 품질 측면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아바텍이 터치스크린 강화유리 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아바텍은 월 5만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내년 말 65만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만약 터치스크린 강화유리 생산능력이 계획대로 확대된다면 이 부문에서만 내년 5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올린 매출액 822억원의 60% 이상을 강화유리 부문에서 올리는 셈이다. 박 대표는 "강화유리는 수율이 관건"이라며 "현재 파일럿 라인의 강화유리 수율은 약 80% 수준으로 중국제품의 수율 60~70%보다 높아 가격 경쟁력에선 이미 앞섰다"고 전했다. 현재 교보증권이 예상하는 2013년 이 회사 실적은 매출액 1600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이다. 이는 올해 예상 실적 대비 각각 93%, 78% 증가한 수치다.
■LGD가 지분 16.6% 인수
주가 역시 이 같은 전망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달 6일 화려하게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아바텍은 증시 불황으로 기업공개(IPO)를 철회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는 와중에 희망공모가 상단인 5800원보다 500원 비싼 63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1.27% 급등한 1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덕분에 현재 올해 하반기 상장한 상장사 가운데 주가 상승률 면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다.
박 대표는 "태블릿PC 관련 매출이 본격화되기 이전 상장을 준비하다보니 공모가가 낮게 책정됐다"며 "자금이 급하게 필요해 상장에 나선 것이 아닌 만큼 회사로선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단 현재 주가는 여전히 회사 가치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자신감은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가 보증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는 상장 전 이미 이 회사 지분의 16.6%를 인수, 최대주주 위재곤 회장(33.7%)에 이은 2대주주가 됐다. 아바텍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지분을 사들였다는 것은 향후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NH투자증권 문현식 연구원은 "아바텍이 주력으로 하는 태블릿PC 시장은 2015년까지 3년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스플레이 패널유리 식각과 인듐주석산화물(ITO)코팅을 일괄공정할 수 있다는 경쟁력은 적어도 향후 3년 동안 이 회사의 실적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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