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우리집 건강 주치의] 김도헌 한강성심병원 교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31 17:39

수정 2013.01.31 17:39

[우리집 건강 주치의] 김도헌 한강성심병원 교수

"부주의로 인한 화상은 영아나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부모들의 주의가 특히 필요합니다."

김도헌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는 생활 속 부주의 때문에 어린이 화상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이 잘못해 국을 누워 있는 아이에게 쏟거나 아이가 기어다니다가 상을 엎거나 정수기에 데는 화상 등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상은 몸의 몇%에 상처가 났느냐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진다. 이 때문에 아이들의 경우 조그만 부위라도 몸이 작기 때문에 어른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김 교수에게 화상의 종류와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어느 정도 화상을 입었을 때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하나.

▲1도 화상은 여름철 햇볕에 피부가 화상을 입은 경우다. 피부가 벌겋게 됐다가 표피층이 허물 벗겨지듯이 하얗게 일어나게 된다. 이때 피부가 따갑고 통증이 있지만 집에서 치료해도 되는 정도다. 냉찜질로 시원하게 쿨링을 해주고 자가치료를 해도 된다. 2도 화상은 표재성 2도 화상과 심재성 2도 화상으로 나뉜다. 심재성 2도 화상부터 화상이 심한 상태다.

―왜 심재성 2도 화상부터 심한 화상인가.

▲2도 화상부터 표피층 밑에 있는 진피층이 손상된 상태다. 물집이 잡혀 진물이 나는데 표재성 2도 화상은 화상 부위의 색깔이 변했다가 3~6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원래 피부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더 깊은 진피층까지 손상된 심재성 2도 화상은 피부 구축이 일어나 피부가 변한 상태이므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손가락 관절부위에 피부구축이 일어나면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게 된다. 2도 화상부터는 진물이 나는 곳에 인체 방어벽이 깨진 것이므로 균이 들어갈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표재성인지 심재성인지는 2주 정도 피부가 재생되는 모양을 보면 알 수 있다. 재생속도가 더디면 그 부위의 피부조직이 죽은 것이므로 다른 부위에서 떼어서 붙여줘야 한다.

―3, 4도 화상은 어떤가.

▲3도 화상은 피하지방까지 손상된 것이다. 특히 손상부위가 하얀색을 띤다. 보통 사람들은 하얀 부분은 멀쩡하고 빨간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부조직이 죽으면 혈관도 손상돼 하얗게 변해버리는 것이다. 4도 화상은 뼈까지 화상을 입은 것이다. 4도 화상의 경우 신경, 혈관까지 손상돼 그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중환자의 기준은 소아나 노인의 경우 몸의 10% 이상 화상을 입은 것이다. 성인의 경우 심한 화상은 주변 사람의 방화 등에 의한 경우가 많다.

―중환자의 경우 어떻게 치료하나.

▲피부는 자신의 피부밖에 이식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본인 피부를 이식하는 수밖에 없다. 죽은 피부는 일주일이 지나면 썩게 되므로 죽은 피부 조직을 긁어내고 본인 피부를 이식하기 전에 사체 피부를 붙여 상처를 보호해준다. 피부의 경우 몇 배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정상 피부를 떼어내 넓게 붙이게 된다. 10일 정도 지나면 피부가 붙게 된다.

―인공피부를 사용할 수는 없나.

▲인공피부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다. 감염에 약해 피부가 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감염에 특히 취약한 중증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주로 손, 관절 부분에 화상을 입었을 때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등에서 피부를 떼어 사용한다. 그 부분에 피부가 모자랄 때 인공피부를 본인피부와 함께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앞으로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화상을 입었을 때 어떤 응급조치를 해야 하나.

▲적은 부위의 화상은 일단 수돗물로 상처 부위를 식혀줘야 한다.
옷에 뜨거운 것을 쏟았다면 벗기지 말고 찢거나 가위로 잘라 분리해주는 게 좋다. 위로 벗기다 보면 뜨거운 옷이 피부를 자극해 더 심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물집이 잡히고 진물이 나면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게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