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단독입수한 여야 합의문 봤더니..미래부가 껍데기?

정부조직 개편 관련 여야 합의과정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핵심인 주파수 개발, 관리 정책 권한조차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부로 분리하고, 국무총리실에 신규 주파수 분배 심의권을 넘기기로 해 미래부는 주파수 관리 기능조차 없는 껍데기 부처로 전락하게 될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다 인터넷 산업정책의 핵심인 개인정보보호 관련 기능도 기존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기는 것으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이낸셜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여야 합의문 1

파이낸셜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여야 합의문 2

이 때문에 지금까지 진행된 여야 합의와 정부의 조직개편 방안대로라면 미래부는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게임산업 관련 기능도 없고, 정부 정보화 기획 기능도 빠진데다 주파수 관리 권한도 없이 허울만 남는 껍데기 부처가 될 공산이 커져 미래부를 만들지 않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5일 본지가 입수한 여야가 지난 3일 작성한 정부조직 개편 잠정합의문에 따르면 방송용 주파수 관리는 방통위 소관으로 명시돼 있다. 더구나 신규·회수 주파수의 분배·재배치 심의를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주파수정책심의위원회(가칭)를 설치하기로 했다.

■미래부, 주파수 개발·분배 권한 사라져

이렇게 되면 주파수 분배·관리 정책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아날로그 방송용으로 사용하던 700㎒ 주파수의 분배권한은 방통위에 남아 지속적으로 방송용으로만 쓰게 될 공산이 커진다. 또 광대역 무선인터넷을 위해 새로 개발하는 고주파 대역 주파수 분배는 별도의 주파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통신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무선인터넷 산업 발전을 위한 주파수 분배 정책 자체가 미래부에 남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국제적으로 주파수에 방송용·통신용을 구분하는 기준도 없는데다 아날로그 방송용으로 사용하던 700㎒ 주파수는 해외 대부분 정부가 무선인터넷용으로 분배하고 있다"며 "700㎒ 주파수 정책을 방통위에 남기고 미래부가 이를 분배할 권한이 없다면 사실상 미래부는 무선인터넷 산업을 발전시킬 권한을 갖지 못하게 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빅데이터·클라우드 산업도 미래부는 곁다리

잠정합의안은 또 방통위의 개인정보보호윤리 기능도 방통위에 남기기로 했다. 개인정보보호윤리 기능은 ▲통신망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위치정보서비스(LBS) 산업 활성화 ▲정보문화·윤리 ▲불법유해 정보 방지 같은 정책으로 결국 인터넷과 통신을 이용한 모든 개인정보보호 정책이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모든 기능이 방통위에 남겨지면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LBS 같은 미래 성장산업을 육성하는 미래부의 기능은 사실상 곁다리로 전락하게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터넷 업계 한 전문가는 "인터넷 신 산업이 성장하려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정책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조화를 이뤄 특정 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이나 서비스, 광고 같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터넷 신산업 진흥정책이 미래부에 있고 개인정보보호 정책이 방통위에 있으면 사실상 미래부의 인터넷 신산업 정책은 절름발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껍데기 미래부, 창조경제 못한다..원점 재논의 필요

ICT 관련 한 전문가는 "그동안 방통위와 미래부의 기능조정을 위한 여야 협상이 케이블TV, 인터넷TV(IPTV) 같은 유료방송 사업에 대한 이견으로만 외부에 공개진 사이 미래부의 ICT 산업 활성화를 위한 주요 기능이 산산조각 나 있었다"며 "지금같은 모양새의 미래부는 ICT를 기반으로 하는 창조경제를 일구기 보다는 여기저기 흩어진 정책을 수습하느라 진땀만 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문가는 "미래부를 창조경제의 핵심부처로 세우기 위해서는 정부부처간 기능분장부터 여야협상까지 원점에서 재 논의해야 한다"고 현재 진행중인 협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