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하이힐 발목건강에 어떤 영향 미칠까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01 16:27

수정 2014.11.06 16:12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하이힐이 발목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고려대학교는 하이힐을 적당히 신으면 무게 중심이 좌우로 흔들리면서 관절의 움직임이 커져 오히려 발목근력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하지만 근력이 약한 경우 하이힐을 신고 다니면 다칠 위험이 높아진다.

일산하이병원 족부클리닉 박승준 원장은 1일 "운동량이 부족해지면 이를 감당해야 할 근육과 인대, 신경 등이 약화되게 되고 체중이 조금만 증가해도 쉽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근육의 수축이나 팽창을 담당하는 관절의 고유감각이 떨어져 근육.신경기관.운동기관 등의 상호조정 능력이 둔화돼 넘어지거나 미끄러졌을 때 반사 신경이나 순간적인 대처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매끈한 종아리를 위해 '종아리 퇴축 성형술'을 하는 경우 더 문제가 된다.

박 원장은 "종아리 퇴축술을 할 때 제거하는 비복근은 원래 가자미근과 함께 하퇴삼두근(아킬레스건)의 한 부분으로 발꿈치를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며 "비복근이 일부 소실된다면 굴곡진 노면을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보통사람보다 착지가 불안정하고 운동기능이 감퇴돼 낙상위험이나 발목을 접질리거나 삘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발목의 지방흡입도 주의해야 한다. 지방은 원래 체온조절과 에너지 저장과 같은 생리기능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외부 충격으로부터 내부 장기와 조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발목이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분포가 적어서 지방 양이 감소하는 만큼 외부 충격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

발목지방을 흡입한 여성이 하이힐을 신는다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전해지는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또 유리체(미세 뼛조각)가 인대와 연골을 파괴시키면서 젊은 나이에도 박리성골연골염이나 발목관절염 같은 퇴행성 질환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이때는 피부를 1㎝ 미만 정도로 작게 절개한 후 초정밀 카메라가 부착된 현미경을 그 부위에 넣어 유리체를 직접 제거하거나 인대를 봉합하는 관절내시경술이 적용되는데 효과가 없을 경우 연골 사이에 직접 생체플라스틱을 끼워 넣는 '인공관절 치환술'까지 감행해야 한다.


박 원장은 "종아리는 작은 원통형 구조로 다른 신체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지방이 고루 퍼져 있고 근육 굴곡이 심해 작은 실수에도 근육이 울퉁불퉁해질 수 있고 제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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