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민 커지는 전기차 배터리업체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01 16:56

수정 2014.11.06 16:08

전기차 배터리 시장 침체기간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관련 업체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투자·개발비는 끝없이 들어가는데 수익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하이브리드·전기차 시대가 생각만큼 열리지 않아 미래도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주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렇더라도 수익이 나려면 적어도 몇 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1.4분기에 삼성전자 관계사 중 유일하게 33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한 것이다.


물론 1.4분기는 정보기술(IT)업계의 계절적인 비수기다. 또 삼성SDI 사업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사업 업황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SDI의 영업수익이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데는 투자대비 수익이 거의 없다시피한 자동차 전지사업 탓이 단연 크다. 그런데도 투자는 멈출 수 없는 실정이어서 업체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동차 전지사업의 경우 아예 경영계획 자체를 마이너스로 놓고 가져가는 중"이라며 "수익이 나지 않는데도 연구개발비, 인건비 등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다보니 전체 수익구조까지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삼성SDI는 지난 1월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사인 SB리모티브를 흡수합병했다. SB리모티브는 설립 후 순이익 9억원을 냈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내내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715억원의 순손실을 내 누적 손실 규모가 26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 회사까지 끌어안고 자동차 사업을 이어가야 하는 삼성SDI로서는 입맛이 쓸 수밖에 없다. 사업을 위해 최선을 다해도 적자 경영을 면하기 어려워서다.

LG화학도 자동차 배터리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화학의 대형 2차전지 배터리 부문은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전망은 어두운 상태다. LG화학은 GM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키로 하면서 한 때 각광을 받았었다.
그러나 지난해 GM의 전기차 볼트 미국 내 판매량이 2만3000여대에 그치면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당초 판매목표는 4만5000대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며 "당분간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유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