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회적 기업, 2030세대엔 ‘기회의 땅’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16 17:08

수정 2013.08.16 17:08

공익을 추구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학생 등 취업난을 겪어온 20∼30대 젊은층에 사회적 기업이 기회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봉사정신으로 무장하면서 일자리 및 수익창출과 함께 기업의 사회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기업은 박근혜정부의 정책 이념인 '창조경제', 일과 공익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가치관 등과 궤를 같이하면서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자리·공익 두 토끼 잡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현재 시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사회적 기업 120개 중 22곳이 20∼30대 젊은층이 운영한다. 5개 사회적 기업 중 1곳을 20∼30대가 운영하는 셈이다.

지난 2010년 문을 연 사회적 기업인 '희움 더 클래식'은 대학 동아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하던 대학생 윤홍조씨(28)가 졸업 후에도 위안부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설립했다.
희움 더 클래식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압화 작품들을 활용해 데코레이션 북, 에코백 등 디자인 제품을 판매한다. 순이익의 70%를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전달하고 이 돈은 위안부 역사관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윤씨는 "용기를 내서 진실을 알리려는 할머니들을 오히려 불쌍히 여기는 시각이 그들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알았다"며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자는 생각에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는 광복절을 맞아 서울 홍대에서 인디밴드와 작가들의 복합 문화공연을, 뚝섬 수변공원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압화 소품 제작, 에코백 만들기 등의 행사를 열었다. 이런 의미 있는 행사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는 것이 윤씨의 계획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4명이 운영하는 '터치 포 굿'은 버려진 펼침막(현수막)을 예쁜 필통, 명함지갑 등으로 만들어 판매해 젊은 소비자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수익금 일부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환경보호에 앞장선 공로로 지난 7월 '2013 서울시환경상'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미현 터치 포 굿 대표는 "버려지는 폐기물을 잘 쓰면 환경도 보호하고 에너지 절약은 물론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 창업과정 인기

젊은층을 위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창업 과정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우려는 대학생들도 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사회적 기업 창업 전문과정'은 대학생들에게 사회적 기업의 이해, 마케팅, 홍보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강의는 입소문을 타며 지난달 개강하자마자 30명 정원에 130명이 몰렸다.

강의 접수를 담당한 정상철 대리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서비스 제공, 친환경 비즈니스 등 공익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거나, 취업하려는 대학생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대 경영대학원은 올 2학기부터 국내 대학 최초로 사회적기업 리더과정을 신규로 개설한다. 대학생 및 대학원생, 사회적 기업가, 전문가를 대상으로 사회적 기업 관련 강의와 국내외 인턴십을 연계한 Semi(세미)-석사학위과정(비학위 과정, 1년 과정) 프로그램이다.


총괄책임자인 부산대 경영학과 조영복 교수는 "이 과정을 통해 혁신적인 모델의 도입과 창의적인 젊은 인재의 유입이 가능해져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 양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박세인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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