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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日 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공포 확산 ‘노량진 수산시장’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23 17:06

수정 2014.11.04 09:10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한 일본산 수산물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관계자가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로 일본산 생태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한 일본산 수산물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관계자가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로 일본산 생태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1. "불안하죠. 원전 방사능 유출사고 이후로 일본산 생태는 쳐다보지도 않아요. 그 대신에 러시아산 생태를 사다가 말려서 먹곤 합니다."(서울 상도동 주부 조귀희씨)

#2. "일본산 생태 가격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어요. 12만~13만원 받던 10㎏ 한 상자가 2만~4만원 해요. 5000원에 판 적도 있습니다.

몇몇 식당 주인만 사 가지 주부들은 사질 않아요."(노량진수산시장 상인 이모씨)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에서 주로 수입되는 생태, 도미 등 일본산 수산물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 잡힌 국내산 생선에까지 소비자의 불안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불안감으로 소비자와 상인 모두 울상을 짓고 있어 정부 차원의 확실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불신에 상인도 울상

23일 오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은 장을 보러 나온 주부와 음식점 종업원들로 북적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거래가 이뤄졌지만 일본산 생태와 도미를 장바구니로 옮겨 담는 모습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서울 대방동에서 온 주부 신모씨(36)는 "일본 방사능 오염수 이야기를 많이 접하면서 일본산은 당연히 안 먹지만 가까이 있는 부산이나 근처에서 잡힌 생선을 사기도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불황에 일본 방사능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상인들도 울상이다. 일본산을 찾는 발길은 진작 끊겼다 쳐도 다른 국산 수산물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까 노심초사다. 노량진수산시장의 한 상인은 "방사능 검사기만 봐도 소비자는 불안해한다"면서 "이런 문제가 커지면 일본산은 물론이고 다른 것들도 더 팔리지 않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

■생태 입하량 감소… 검사 강화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 지하수 유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량진수산시장으로 들어오는 일본산 생태 물량도 큰 폭으로 줄었다.

노량진수산시장주식회사에 따르면 지난달 노량진수산시장의 일본산 명태 선어 입하량은 4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t)에 비해 24%가량 줄었다.

실제 이날 새벽 도매시장에서 평소 150상자가 거래되던 일본산 생태가 85상자에 그쳤다. 여름철 생태수요가 줄어들긴 하지만 주말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는 금요일인데도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것이 노량진수산시장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매일 새벽 경매가 시작되기 전과 소매가 이뤄지는 오후에 각각 두 차례 3~4시간씩 일본산 수산물을 중심으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김형진 위생환경부장은 "수입되는 과정에서 이미 세밀한 검역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시장에서도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해주는 등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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