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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 ‘거품’일까 ‘미래 화폐’일까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02 17:30

수정 2013.12.02 17:30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 ‘거품’일까 ‘미래 화폐’일까

전 세계가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주목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008년 정체 불명의 프로그래머인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만들어져 이듬해인 2009년부터 발행된 일종의 '사이버 머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당시 비트코인은 대안투자 상품으로 주목받으며 1비트코인당 약 5센트(약 50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새 비트코인의 가격은 발행당시보다 2만배 이상 급등해 1200달러(약 126만원)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달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서한을 통해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유망할지 모른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자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등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일 한국의 비트코인 거래시장인 '코빗'에서 1비트코인당 최고 17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주목받자 코빗에 투자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현재 SK플래닛, 드림 뱅크(은행권청년창업재단), 스트롱 벤처스 등이 코빗에 투자한 상황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거품이란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코빗에서 한때 170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2일 오전 112만원으로 내려갔다. 또 미국의 카퍼 의원은 "가상화폐의 이점을 잘 알지만 실제로 이것이 무기 판매, 아동포르노, 심지어 청부살인 같은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하며 비트코인이 악용될 소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미래의 화폐'될까

독일 재무부는 지난 8월 비트코인을 공식화폐로 인정했고, 뒤이어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도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수용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아직까지는 완전한 화폐로 사용되기에는 보완할 부분이 많다. 기존 사이버 화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발행기관이 없어 관리당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익명 거래가 가능해 돈세탁의 창구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이에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의 위험성과 장래성에 대해 논의하는 의회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청문회에선 비트코인이 불법활동에 악용될 수 있지만 보완을 거치면 '합법적' 금융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법무부 형사국의 미틸리 라만은 "보완을 강화하면 가상화폐는 보다 효율적인 글로벌 커머스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비트코인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실험이 진행되며 비트코인을 투자상품을 넘어 '화폐'로서 인정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비트코인이 일상에서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보다 거래수수료가 낮다는 점이 주효했다.

■채굴, 과연 가능할까

비트코인은 한국의 코빗, 일본의 마운틴콕스, 중국의 BTC차이나 등 주요 거래소를 통해 구매할 수도 있지만 채굴을 통해 얻는 방법도 있다. 비트코인 마이너( Bitcoin Miner)로 불리는 사이트에 접속해 난해한 수학문제들을 풀면 비트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2145년까지 총 2100만개까지만 채굴할 수 있다. 현재는 약 1200만개가 채굴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에 제한을 둔 이유는 통화팽창에 의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였지만 이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오르는 주 원인이 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트코인에 대한 인기가 치솟자, 직접 채굴에 나서려는 집단과 신생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지난달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채굴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채굴된 비트코인이 늘어날수록 수학문제 난이도는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트코인 채굴 업체인 '코인랩'은 계약업체에 800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해주기로 계약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해 지난달부터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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