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겨울철, 임산부가 신경써야 감기예방과 보온관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09 17:53

수정 2013.12.09 17:53

겨울철, 임산부가 신경써야 감기예방과 보온관리

기상청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겨울추위가 시작된다며 월동준비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겨울은 특히 임산부에게 힘든 계절이다. 자칫 감기에 걸렸더라도 약을 먹을 수도 없고, 추운 날씨에 눈이라도 오면 낙상이 우려돼 운동을 삼가다보니 체중이 늘어나는 등 이래저래 곤란하다. 임산부가 건강한 겨울철을 보내려면 보온을 1순위로 삼고, 균형잡힌 영양섭취 및 체중관리를 신경써야 한다.

겨울에 접어들면 면역력이 떨어져 누구나 감기에 걸리기 쉽다. 임산부가 감기로 콧물, 기침, 후두염, 발열, 두통, 오한 등에 시달리면 자신은 물론 아이까지 괴롭게 만든다.


백수진 호산여성병원 원장은 "산모가 감기몸살 및 통증이 있을 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태아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임신 초기 산모가 감기·독감·폐렴 등으로 체온이 38.9도 이상으로 오르면 태아에게 신경관결손으로 무뇌아가 유발될 확률이 4~5배에 달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기나 고열시 임신부에게 많이 사용하는 해열진통제로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추천된다. 임신기간에 상관없이 무난하게 복용할 수 있어서다. 다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임신 26주~출산직전에는 장기간 사용하면 태아의 혈관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백수진 원장은 "감기약으로 주로 쓰이는 항히스타민제, 해열진통제, 기침억제제 등과 흡입형 천식치료제 등은 대체로 안전하므로 필요하면 의사의 조언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신 중이나 모유 수유 중이라도 독감백신 접종이 가능하므로 백신을 챙기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접종 후 2주 정도 지나야 면역력이 생기므로 임신 14~15주가 지난 뒤에 맞는 것을 권장한다.

감기약을 포함해 산모는 기본적으로 어떤 약물을 사용하든지 복용 전에는 무조건 주치의와 상담한 뒤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산모가 약을 복용하길 망설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전체 출생아 중 2~3%는 선천성 기형을 갖고 태어나며 이 가운데 의약품 및 기타 화학제에 의한 기형은 4~5%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산부가 흡수한 약물은 소량만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지만 약물이 모체를 통해 배설되기까지 태아에 머무는 시간은 길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산모라고 해서 무조건 약을 먹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이와 관련,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의 관건은 임신부의 약물복용 시기다. 수정 후 2주, 또는 마지막 생리시작일로부터 계산한 임신 4주까지는 'all or none' 원칙이 적용된다. 즉 이 시기에 약물로 인해 수정란이 피해를 입으면 유산이 일어나 임신 전체가(all) 소실되지만, 유산되지 않고 임신이 지속된다면 약물로 인한 기형의 위험 없이(none) 자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를 모르고 약물을 복용한 많은 임신부들이 무조건 유산을 생각하거나 출산 전까지 고통받는 경우가 상당수다.

백수진 원장은 "임신 중이라도 시기별로 사용가능한 약이 있어 정확한 용법 및 용량을 지키면 태아와 임신부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태아의 심장, 중추신경계, 눈·귀 , 팔다리 등이 완성되는 4~10주 사이의 기관 형성기간에는 약물복용에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천식을 앓고 있는 여성은 임신 전에, 부득이 한 경우에는 가급적 임신 초기에 치료하는 게 권장된다. 천식이 악화되면 태아에게 저산소증을, 산모에게는 천식 증상으로 인한 심한 입덧과 이에 따른 탈수증세와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백 원장은 "임신 중 감기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렸다면 특별한 치료보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면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쉬는 게 가장 좋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평소 저항력을 기르고 예방하는 것인데 규칙적인 운동, 주스·과일·야채를 통한 비타민C·구연산 섭취, 손씻기·양치질 등 개인위생수칙을 지키기 등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건 등을 적셔 널거나 가습기를 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임산부는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온도변화에 민감하므로 체온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게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실내에서도 양말을 신고, 내복 등 가벼운 옷을 여러 겹 걸쳐 입는 것을 생활화하도록 한다. 장시간 외출은 가급적 삼간다.
넘어지거나 배를 부딪쳤을 경우 태반 조기박리 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병원에서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백 원장은 "임산부가 외출 후 귀가하면 체온보다 약간 높은 38~40도 정도의 물에 발을 담그고 발바닥과 종아리를 가볍게 주물러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며 "족욕과 안마는 다리의 부기와 피로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목욕하거나 찜질하면 자궁과 태아에 좋지 않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담요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제품에 한해서 이용하며, 실내에서 온풍기를 사용할 때에는 자주 환기시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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