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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텐 로트 성균관대 교수 “암흑물질, 새 연구분야로 급부상”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05 17:47

수정 2014.10.30 18:09

아이스큐브 암흑물질 탐색팀의 책임자인 성균관대학교 카르스텐 로트 교수가 빙하 속 구형 디텍터를 활용해 중성미자를 검출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스큐브 암흑물질 탐색팀의 책임자인 성균관대학교 카르스텐 로트 교수가 빙하 속 구형 디텍터를 활용해 중성미자를 검출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금은 중성미자 천체입자물리학계에 가장 흥미로운 시기다. 한국 과학계가 지금 이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리더 그룹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전 세계 12개국 25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한 거대 핵천체물리학 연구그룹 '아이스큐브 연구팀'에 한국이 합류할 수 있게 된 데는 지난해 7월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로 이 연구팀의 암흑물질 탐색팀 책임자인 카르스텐 로트 교수가 임용된 덕이 컸다.

30대 후반 젊은 나이의 천재 핵천문학자로 불리는 로트 교수는 한국을 새로운 연구의 터전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최근 한국 사회가 기초과학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태도와 성균관대, 한국연구재단(NRF)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사람들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빠른 실행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태생인 로트 교수는 지난 1997년 하노버대학에서 물리학 준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퍼듀대학에서 실험 소립자 물리학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전 우주의 95%를 차지하는 암흑물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런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를 아이스큐브 연구팀으로 이끌었다. 2005년부터 최근까지 만 8년 가까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팀 내 주요 물리학 연구그룹인 암흑물질 탐색팀 책임자로 실험데이터의 질적 관리를 맡았고, 지난해 11월 28개 외계 고에너지 중성미자 검출 연구 결과를 얻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한국으로 연구터전을 옮기자마자 획기적인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로트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 발표를 통해 한국 정부가 더욱 외계 암흑물질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힉스 입자의 존재가 증명된 이후, 현대물리학의 표준모델에 나온 모든 기본물질이 증명되면서 새로운 연구분야로 암흑물질이 떠오르고 있다"며 "지금 한국 과학계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면 세계 학계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아이스큐브의 연구가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당연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며 "이번 논문에서는 아이스큐브 검출기에 담긴 데이터의 절반만 발표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 중성미자가 어디서 날아왔으며 어떤 과정을 통해 발생한 것인지 등을 밝혀낸다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정착한 지 만 6개월, 로트 교수는 "한국 기초과학에 대한 펀딩 시스템이 굉장히 신속해 놀랐다"며 "최근 전 세계 주요 국가가 경기침체로 기초과학분야 투자를 줄이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를 본뜬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설립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더욱 늘리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 아이스큐브 연구팀을 도입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그는 올해 본격적인 연구그룹 확대에 힘쓸 예정이다.
로트 교수는 "한 학기 동안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희망을 봤다"며 "국내 여러 연구자들과의 교류와 한국 학생 영입을 통해 연구그룹을 확대하고 내실도 다지겠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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