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050년 우리 군의 모습은? ‘두더지 로봇’이 진지 구축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08 17:23

수정 2014.10.30 17:42

로봇을 동원한 시가지 전투 개념도
로봇을 동원한 시가지 전투 개념도

#. 육군 특수임무 무인화부대 강진성 소대장은 20명의 병사와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적과의 대치상황을 가정해 전진기지 부근에 임시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두더지 로봇이 땅을 고르고 이형진 병장과 신수범 일병이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때 통제센터로부터 "기지경계용 포스트 설치를 확인하라"는 무전이 날아든다. 이 병장은 두더지 로봇에게 작업을 멈출 것을 지시한 다음 인공지능 헬멧에 장착된 로봇제어용 마스터칩을 뽑는다. 이 칩 덕분에 별도의 기계조작법을 훈련받지 않고도 누구나 로봇을 움직일 수 있다. 기계를 어려워하는 그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병장은 신 일병에게 칩을 건네며 마무리를 부탁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지만 오는 2050년 우리 군의 모습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로봇을 이용한 임시진지 구축 등 무인 무기체계를 활용해 훈련을 진행하고 리얼 홀로그램을 이용해 가상전투도 벌인다. 특히 가상전투는 전투원들의 움직임, 판단, 상호협력 능력 등을 계측하고 실제 전투와 유사한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양질의 훈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앞으로 40여년 뒤인 2050년을 배경으로 미래 무인관련 유망기술 80개를 가상전장시나리오에 담은 '미래전망무인기술 2050'을 8일 발간했다.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모아 미래를 예측, 국방 무인 분야 신기술과 미래무기들을 만들어냈다. 앞으로 인공지능을 갖춘 최첨단 무인로봇 등 각종 무인체계가 인간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핵심전력으로 부상하고 전쟁의 승패까지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병사의 헬멧에는 인공지능을 갖춘 초소형 컴퓨터가 내장되고 기초적인 수준의 대화를 통해 병사 개개인의 전투지원을 수행한다. 또 헬멧의 얼굴 부위를 보호하는 정보창에는 네트워크에 기반한 각종 정보와 전투정보가 시현된다.


리얼 홀로그램을 통해 마치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가상전투훈련을 수행할 수 있는 '3D홀로그램 기술', 경량 카본파이버 소재의 모노셀(이음새 없는 일체형) 동체로 병사의 백팩에 장착하는 '근접공중지원 무인기', 기지외곽경계 및 인공지능 기반 자율공격 기능과 함께 30㎿급 고출력 레이저빔을 로봇끼리 패스함으로써 레이저 펜스를 형성하는 '기지방어 펜스용 초고출력 레이저 기술', 하지근력 보조를 목적으로 병사의 군복에 탈부착하는 '인조근육을 위한 탄소나노튜브 소재 기술' 등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관절분리 지네로봇 자율제어 기술'의 경우 적 건물 침투작전 시 '지네로봇이 은밀하게 이동해 목표지점에 이르자 관절 단위로 분리돼 동시에 여러 지점에 자동 설치되고 영상감시망을 이루면서 원격제어 폭발물로서 신호를 기다린다'는 설명이다.


기술품질원 관계자는 "국방기술 예측 업무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향후 우리 군이 미래무기를 준비하는데 씨앗기술이 될 수 있는 신개념 기술들을 적극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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