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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사건 선고 핵심 쟁점은?--- ‘RO 녹취록’ 진실성 여부에 달렸다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석기 의원에 대해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한 가운데 재판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합의 12부(김정운 부장판사)는 3일부터 유·무죄 여부와 양형을 놓고 본격적인 고심에 들어갔다. 내란음모 사건 재판부는 기존에 배당됐던 다른 사건들을 타 재판부로 모두 넘긴 뒤 매주 4차례씩 모두 45차례에 걸쳐 공판을 진행해왔다. 이번 사건은 지난 1980년 '김대중 사건'이후 30여년만에 진행되는 내란음모 사건이란 점과 검찰과 변호인단 간 시각차가 워낙 커 재판부의 고심이 작지 않아보인다.

■'녹취록' 내란음모 증거될까?

법조계에서는 이른바 'RO모임 녹취록'의 내용을 어느 선까지 진실로 인정할 것인가가 최종 결론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RO모임 녹취록'을 사실상 내란음모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고 변호인단은 이 녹취록의 진실성을 여부를 놓고 '방어'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문제는 재판과정에서 이 녹취록의 내용이 원본과 적지 않게 다르고, 일부는 전체 맥락과 상충된다는 점이 지적됐다는 점이다. 일부 사안은 경우에 따라서 공소사실의 근간을 뒤흔들 내용도 포함됐다. 따라서 재판부가 녹취록의 내용 가운데 어떤 부분을 사실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바뀔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모두 '재판과정에서 모든 내용을 충분히 입증했다'며 각각 승리를 낙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쪽으로도 속단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녹취록의 내용을 인정할 경우라도 그것을 '내란음모'로 볼 것이냐에 대해선 법조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법조계에서도 대체로 국가보안법상 고무찬양죄 성립 가능성은 높다고 보면서도 '내란음모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견해와 '내란음모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견해가 팽팽하다.

■통진당 해산심판에 영향 클 듯

지난달 28일부터 변론이 시작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심판'도 이번 수원지법의 1심 판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확정판결이 아니어서 법률적 증거로 사용되기는 어렵다고 해도 '내란음모 사건'과 '위헌정당 해산심판' 사건이 사실상 연장선상에서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영향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전망이다.

이와 관련, 헌재 관계자는 "확정판결이 아니다"면서도 "참고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적지않은 고충이 있음을 실토했다.


하지만 1심 재판결과가 헌법재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다. 재판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여론재판'의 위험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 중견 법조인은 "재판부가 정치적인 고려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면서 "100년뒤에 보아도 떳떳한 재판이 될 수 있도록 법조계는 물론 언론도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