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진)이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링)를 신중히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근 경제지표 둔화가 혹독한 겨울 날씨 탓인지 여부를 좀 더 알아본 뒤 둔화세가 지속되면 테이퍼링을 일시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 경제회복세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 당분간은 테이퍼링 속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2월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답했다.
옐런 의장은 증언에서 혹한이 미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좀 더 알아봐야 한다면서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하원 금융위원회 증언 뒤 "지난 한 달간 또는 6주 동안 꽤 많은 지표 둔화를 봐왔다"면서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둔화 지표 가운데 얼마큼이 날씨로 설명될 수 있는지, 또 만약 있다면 전망 둔화는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고용, 주택, 소매매출, 산업생산 등 최근 지표 둔화와 관련해 "상당수 지표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것보다 지출이 둔화됐음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아마도 악천후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그 영향이 얼마나 됐을지를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테이퍼링 속도를 늦추거나 일시 중단할 수도 있지만 그 토대가 되는 경기전망을 수정하기 전에 지표들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옐런은 "자산매입은 사전에 정해진 코스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망에 심각한 변화가 생기면 이를 기꺼이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자리에서 결론으로 바로 도약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FRB는 지난해 12월 벤 버냉키 전 의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달 850억달러 수준이던 QE 규모를 100억달러 줄이기로 했고, 이후 FOMC 회의에서 100억달러씩 줄여나가 2014년이나 2015년께 QE를 통한 통화공급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1월 회의에서 예정대로 100억달러가 더 줄어 현재 QE 규모는 월 650억달러 수준이다.
옐런 의장은 또 이날 증언에서 연방정부 재정지출 억제가 경기회복세 둔화의 또 다른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연방정부 재정 안정이 긴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경기 하강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답했다.옐런은 연방정부 재정정책이 최근 수년간 "상당히 팍팍했고, 지출 측면에서 미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는 FRB의 통화정책에 더 큰 부담을 지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혀 당분간 통화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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