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시력교정술 받았다면 녹내장 발병 관심 가져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14 08:49

수정 2014.10.29 03:55

시력교정술 받았다면 녹내장 발병 관심 가져야

10년 전 시력교정술을 받은 40대 김 모씨는 평소 안과 검진을 하면 정상 안압(10mmHg~21mmHg)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갑자기 시야 바깥쪽이 점점 희미해지면서 보이는 부분이 좁아졌다. 마치 굴 안에서 밖을 보는 것처럼 동그랗게 시야가 좁아진 것이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녹내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안과 이성진 교수는 14일 "시력교정수술을 받아 각막을 깎은 경우에는 측정된 안압보다 실제 안압이 더 높을 수 있다"며 "시력교정수술을 한 녹내장 환자는 이를 감안해 세분화된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화외에 가족력 살펴봐야

우리 눈의 각막(검은자)과 수정체(렌즈) 사이 빈 공간에는 '방수'라 불리는 액체가 가득 차 있다.
방수는 수정체를 붙잡고 있는 모양체에서 생성돼 동공을 통해 앞쪽으로 흘러나온 뒤 방수배출구를 통해 빠져나간다.

40대가 되면 점차 방수배출구가 좁아지면서 방수 생성량이 배출량보다 늘어나 안구 내 압력(안압)이 높아지게 된다. 이 증상이 지속되면 뇌에서 눈으로 들어오는 시신경이 먼저 손상을 받게 되고, 점차 시신경이 망가져 실명에 이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높은 안압을 녹내장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지만 아직까지 녹내장을 일으키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현재 녹내장은 노화 외에도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안압이 높은 경우, 또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정상 안압이라도 안심 못해

특히 김 씨가 앓은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수치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안압이 높은 녹내장이 70~80%로 높고 안압이 정상인 녹내장은 10%미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정상안압 녹내장이 전체 녹내장 중 약 70%로 흔하다.

정상 안압 녹내장의 원인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정상범위의 안압이지만 시신경에는 부담이 돼 발병할 수도 있고 안압과는 무관하게 시신경자체로 공급되는 혈액이 부족해 시신경이 손상될 수도 있다.

특히 정상안압녹내장의 경우 환자의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안압 만으로는 녹내장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견이 어렵다.

또 근시가 있는 20~30대도 녹내장 위험에 노출돼 있다.

김안과병원 황영훈 교수는"근시가 있는 눈의 망막신경섬유는 압력이나 혈액순환과 같은 요인들에 의해 쉽게 손상을 받게 된다"면서 "그 결과 보이는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결국에는 시력도 떨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40세 이상 안과검진 받아야

따라서 근시가 있는 20~30대 젊은 환자나 녹내장 위험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은 일 년에 한번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녹내장 발생률이 높으므로 40세가 되기 전이라도 일 년에 한 번은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또 녹내장을 예방하려면 일상생활 중 혈압이 올라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넥타이나 목이 죄는 옷, 울구나무 서기 등 안압이 높아질 수 있는 행동을 삼가는 것이 좋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담배, 카페인 등을 피해야 한다.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하고 편한 복장을 하며 체온이 급격히 변하지 않도록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담배를 끊고 음주를 절제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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