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국내 스마트폰 산업 이대로 괜찮은가] (下) 태블릿 ‘정체’ 패블릿 ‘과열’.. 결국, 웨어러블만이 살길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14 17:37

수정 2014.10.25 05:52

[국내 스마트폰 산업 이대로 괜찮은가] (下) 태블릿 ‘정체’ 패블릿 ‘과열’.. 결국, 웨어러블만이 살길

"스마트폰을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라."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에 주어진 '지상명령'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4분기 정보기술·모바일(IM)부문 실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패블릿.태블릿.웨어러블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블릿 시장은 포화상태이고 패블릿 시장과 서로 상충되기 때문에 결국 웨어러블(착용)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하나의 단말기에 모든 기능을 빨아들였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자 콤팩트 카메라, MP3, 휴대용 전자사전 등의 시장이 대폭 줄어들거나 사라진 것이 그 실례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들은 기본적으로 기능의 분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미지 정보를 얻기 위해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들이 만들어졌고, 생체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 손목에 차는 손목시계형 제품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웨어러블은 새로운 단말기 시장을 무한대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정보기술(IT)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 서로 갉아먹는 패블릿.태블릿 시장

패블릿 시장 규모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블릿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3.7배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스마트폰 판매량의 43%가 패블릿인 것으로 나타났다.

패블릿이란 휴대폰(phone)과 태블릿(tablet)의 합성어로, 화면 크기가 12.7㎝(5인치) 이상인 대화면 스마트폰을 말한다. 주로 무선랜을 사용하는 태블릿과 달리 이동통신망을 사용하는 패블릿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영상.자료를 받아 볼 수 있고 구매 시 통신사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패블릿과 태블릿은 시장을 서로 갉아먹는 구조이기 때문에 패블릿과 태블릿 모두 신성장동력으로 꼽기는 무리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0년 애플이 아이패드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이후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태블릿 시장 규모가 지난 1.4분기 처음으로 축소됐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NPD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5601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만대 감소했다. NPD는 태블릿 판매량 감소 이유를 패블릿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패블릿 시장 규모가 늘면서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가 바로 세계 최초의 패블릿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통해 패블릿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가 2.4분기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태블릿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신성장동력의 중심은 웨어러블?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결국 유력한 신성장동력으로 웨어러블 시장을 꼽고 있다. 특히 생명공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의 열풍은 IT기업의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웨어러블 1라운드'는 헬스케어에서 찾아야 된다는 지적도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 이보경 연구원은 "의료기기업체와 스마트폰, 웨어러블 업체까지 가세한 모바일 의료기기 경쟁은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개화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소비자로부터 시작되는 요구가 산업계가 하지 못했던 의료와 IT의 진정한 융합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이들 업체가 선보인 기기는 대부분 사람들의 '손목'을 노린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기어2' '기어핏'과 LG전자의 'G워치'가 대표적이다. 삼성 기어2와 기어핏은 심박수 측정을 할 수 있도록 심박센서를 탑재했다.
유즈브레인넷 등 일부 국내 업체들은 손목 이외에 반지, 목걸이 등 다른 신체 부위를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도 속속 내놓고 있다.

LG경제연구소 서기만 연구위원은 "웨어러블은 인간의 본질적 니즈에 대응하고 있으며 나아가 정보통신 단말이 발전해 나가야 할 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며 "웨어러블은 대표적 컨버전스(융합) 기기인 스마트폰의 시장 지배력을 해체할 가능성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기능을 각기 분산된 기기가 수행하는 다이버전스 방식으로 개발된 웨어러블은 지금까지 스마트폰이 통합시켜 온 많은 기능들을 다수 다종의 웨어러블로 해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