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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프런티어, 대한민국] (5) 로봇은 선생님이자 친구.. 교육의 옷을 입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02 15:09

수정 2014.11.02 17:10

[로봇프런티어, 대한민국] (5) 로봇은 선생님이자 친구.. 교육의 옷을 입다

최근 일본에서는 카프카의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가 벌레가 아닌 로봇으로 변해 실제 로봇이 무대에 올라 열연을 펼쳤다. 최근들어 기자, 아기 돌보미, 변호사, 교사 처럼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직업도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는 예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사람의 오감을 갖춰가며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은 어느틈에 교육 도우미로써 우리 생활 깊숙히 자리잡아 가고 있다.

■로봇, 자폐아동 교육에 효과

교육용 로봇은 인간의 학습을 위해 학습활동에 사용되는 로봇을 말한다.

교육용 로봇은 크게 2가지 형태로, 하나는 학생들이 직접 로봇을 조립하면서 컴퓨터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는 학습교재로 쓰인다.

또 하나는 로봇에 장착된 LCD모니터와 음성기능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학습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교육미디어로 쓰인다.


지금까지는 학습교재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지능형 로봇의 발달로 교육미디어로써의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선생님을 보조해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용 로봇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상용화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활성화된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and Mathematics) 교육을 로봇에 접목하려고 노력중이다. 스탠포드대학과 워싱턴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LIFE센터는 창작형 로봇학습은 STEM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계산적 사고'를 증진시키며 학습자의 신념과 가치를 높이고 학습자간의 상황접근 및 선택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와 코네티컷 대학도 지능형 로봇 나오(Nao)를 활용하여 자폐증 사회성 치료연구를 실행하고 있으며, 상용 로봇 코스모봇(CosmoBot)은 발달장애 아동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창작형 로봇학습에 비해 지능형 로봇보조학습 연구가 활발한 편이다. 오카야마 도립대학에서는 유아용 교육로봇시스템 인터로봇(InterRobot)을 개발했으며 미야키대학은 로봇 키폰(Keepon)의 신체율동을 활용하여 자폐증 아이들의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만은 상용화를 위한 영어교육용 로봇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며 싱가폴은 주로 STEM교육 중심의 창작형 로봇학습 분야가 대부분이다.

■R-러닝, 한국로봇이 선봉

로봇과 정보통신기술(ICT)기술을 교육에 접목한 것을 R-러닝(로봇기반교육)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2010년부터 유아교육첨단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R-러닝 사업을 시작해 R-러닝 연구와 보급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나라로 꼽히고 있다.

교사보조 로봇분야의 대표적인 국내 업체로 유진로봇, 한울 로보틱스, 하늘아이, 이디, D2E 로보틱스, 동부 로봇, 이지 로보틱스 등이 진출해 있다. 국내 교구재로봇 주요 기업으로는 로보로보, 로보티즈, 미니로봇, 카이맥스, SRC 등이 있다. 특히 대표 정보통신 업체인 KT와 SK텔레콤도 국내외에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 진입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교육용 스마트로봇 '알버트'를 말레이시아 스마트 교육환경 관련 기업인 콤백스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으며, 올해는 '스마트로봇 코딩스쿨'은 선보였다. 코딩스쿨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프로그램 코딩으로 스마트로봇을 작동.제어하는 기초 단계부터 시작해 국어.음악.수학 등 교과와 관련된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PC 기반으로 만들 수 있는 고급 과정까지 학습할 수 있다.

국내 창작형 로봇학습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예 지식경제부)의 시범사업 지원으로 방과 후 교실 운영이 크게 확대됐다. 산업부는 2010년 100억 원 예산을 투입, 500개 유치원에 로봇공급을 시작, 2011년에 400억 원의 예산으로 초·중·고(100개)까지 확대, 2012년에 500억 원으로 증액, 2013년에는 총 8300개의 유치원에 R-러닝을 확대했다.

그러나 자폐증이나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지능형 로봇보조학습 연구 및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4000억 시장, 킬러앱이 시급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가 발간한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교육용 로봇 시장은 2016년 4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시범서비스 사업결과가 긍정적으로 연결(학습효과, 감성적 영향, 콘텐츠의 다양성 및 업데이트 지속 등이 입증)되어 확대되고, 또한 현재 로봇키트 중심의 교구로봇 이외에 교과교육(그림, 노래, 맞춤법, 게임 등)용 로봇이 추가 개발 보급될 것으로 기대되므로 초기 시범사업을 통한 초기 시장이 신규로 생겨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기업이 하드웨어적인 기술이 충분하지 못하고,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는 이러닝 콘텐츠와 차별화되있지 못한 것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교육용 로봇 관련 기술수준은 미국(100%) 대비 평균 88%이며 특히 센서, 구동, 인공지능 기술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소와 대학에서 부품과 관련한 핵심원천기술을 개발 및 공급하고있어으며, 아직까지 개인서비스 로봇의 부품 사업자가 충분한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해 시장수요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

KISTI 나도백 책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교육로봇과 함께 서비스 로봇의 수출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출전문 기업의 육성, 다양한 제조로봇의 수요 대응, 핵심기술 및 부품 국산화, 대기업의 진입유인책 마련을 통한 세계 시장 수출확대 방안 등이 필요하다"며 "마이크로소프트사 등 거대 IT업체들과 로봇업체들의 에듀테인먼트 로봇시장에 대한 움직임이 초기 PC 보급사례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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