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빅3 조선소 중 현대重만 대규모 영업적자 왜?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03 13:54

수정 2014.11.03 22:01

빅3 조선소 중 현대重만 대규모 영업적자 왜?

국내 조선업계가 희비가 엇갈린 3·4분기 실적을 발표해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국내 빅3 조선소 중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흑자를 기록 중인 데 반해 조선업계의 '맏형'인 현대중공업(사진)만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이 적자를 본 해양플랜트의 경우 다른 2개사도 같은 시기에 수주해 둔 터라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3.4분기에 매출액 12조4040억원, 영업손실 1조9346억원, 당기순손실 1조460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전분기에도 1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 영업손실은 더 확대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이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조선 분야와 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과 공정지연에 따른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조선업 1위인 현대중공업이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지만 2위와 3위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흑자를 기록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4분기와 올 1·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2·4분기와 3·4분기에는 영업이익 2623억원과 1815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영업적자를 나타냈을 때도 영업손실 없이 흑자 행진을 기록 중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수주 물량이 몰리던 2012년 상반기에는 빅3가 수주한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180억5000만달러(20조원)로 전세계 해양플랜트 수주시장의 80%를 싹쓸이했다"며 "현대중공업만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특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이 처음 건조에 도전하는 선박이 많아 그로 인한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을 것일 뿐"이라며 "한 기업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해서 동종업계 기업 모두가 적자를 기록해야 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조선업계의 엇갈리는 실적을 두고 회사가 처한 상황과 연결시키는 사람도 많다. 조선 3사가 현재 각각 특수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년 만에 파업이라는 악재에 직면해 있고,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고재호 사장의 재신임 여부가 결정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파업을 막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합병 불발을 막고자 흑자에 사운을 걸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신빙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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