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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생존 힘든 성동조선·SPP조선 합병 추진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04 17:22

수정 2014.11.04 22:13

독자생존 힘든 성동조선·SPP조선 합병 추진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의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이들 조선업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조기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

채권단은 2개사의 합병을 추진한 후 효과를 봐서 장기적으로는 STX조선해양도 하나로 합친다는 복안이다.

4일 채권단에 따르면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9월 성동조선과 SPP조선의 현황 조사차 부산에 내려가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의 실무자들을 불러 "두 조선사를 위한 경쟁력 확보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요청했다.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은 수출입은행이고 SPP조선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다.

이덕훈 행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성동조선과 SPP조선이 합병 등 서로 협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조선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조속히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이 성동조선과 SPP조선의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실사에 조만간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우리은행은 수출입은행에 성동조선과 SPP조선의 합병을 조속히 결정하자고 요청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등 국내 상위 조선사들의 실적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중소형 조선사들은 글로벌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4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3·4분기에도 1조93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예비실사 수준의 조사에서 내부적으로 성동조선과 SPP조선의 독자생존이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리은행 내부적으로는 합병 방안이 최선인 것으로 나왔지만 일단 수출입은행의 의견도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실사작업에 들어가자고 요청하고 있다"며 "우리은행은 SPP조선 주채권은행으로서의 권리도 포기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는 SPP조선의 부실을 성동조선에 전가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도 성동조선과 SPP조선의 공동경영 후 합병에서 조기 합병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조속한 합병 후 구조조정 등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만들고 자생력을 확보하자는 것. 채권단 한 관계자는 "공동경영 등을 통해 연착륙하는 것도 좋지만 현대중공업처럼 현실을 직시해 부실을 털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구조조정 중인 성동조선과 SPP조선에 대해서는 더욱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며 "수출입은행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덕훈 행장까지 나서 "조속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수출입은행도 조기 통합을 위한 실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채권단은 장기적으로 성동조선과 SPP조선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면 STX조선해양도 합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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