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유가 2% 급락…바닥이 안 보인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05 07:13

수정 2014.11.05 07:13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 가격 추이(단위: 배럴당 달러) *6월 최고치 이후 28% 급락 자료: 팩트셋, 마켓워치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 가격 추이(단위: 배럴당 달러) *6월 최고치 이후 28% 급락 자료: 팩트셋, 마켓워치

국제 유가 급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수출하는 12월 인도분 유가를 떨어뜨린다고 밝히면서 유가 하락폭은 더 커졌다.

마켓워치,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시장(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비 배럴당 1.59달러(2%) 하락한 77.19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75달러가 무너지기도 했다.

근월물 마감가로는 2011년 10월 4일 이후 3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나흘간 하락폭은 6.1%에 이른다.


런던시장(ICE)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이 1.96달러(2.3%) 폭락한 82.82달러에 거래됐다. 마감가 기준으로 2010년 10월 21일 이후 4년만에 최저치다. 브렌트유는 나흘간 5% 하락했다.

유가 급락을 촉발한 건 사우디였다.

지난달 아시아 선적 유가를 떨어뜨린다고 밝혔던 사우디는 이날 아시아 유가는 올렸지만, 12월물 미국 선적물량은 배럴당 45센트낮췄다.

유럽의 경기침체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석유 수요 감소를 부르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 조절 키를 잡고 있는 사우디가 유가 하락 속에서도 감산 얘기 없이 공급가 인하 방침을 밝히고 있어 당분간 유가는 바닥 없는 추락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개스버디 닷컴의 선임 석유담당 애널리스트 톰 글로자는 "가격 붕괴를 예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만약 국제 석유 시장에 가격 전쟁이 시작되면 유가는 배럴당 30~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상품시장 전략가 맥스 데너리는 "(슈요 감소세 속에 공급이 줄지 않는) 지금 같은 상황은 사실상 처음"이라면서 "오는 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의가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너리는 "OPEC이 감산을 할지, 하면 얼마나 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고 전제한 뒤 "OPEC이 하루 70만배럴 이상 감산을 결정해야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배럴당 70달러 유가가 지속되면 미국의 셰일석유 투자 감소와 감산이 뒤따를 것이라면서도 감산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그 전에 셰일 석유 생산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이에따른 유가 바닥으로 75달러를 제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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