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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하지원 “오히려 하정우씨에게 내조 받았죠”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21 17:04

수정 2015.01.21 17:04



“‘맘마미아’의 메릴 스트립처럼 60, 70대가 돼서도 멜로 하고 싶어요”

지난해 드라마 ‘기황후’로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안방극장에 ‘기황후’ 열풍을 몰고 왔던 하지원이 하정우의 두 번째 연출작 ‘허삼관’을 통해 절세미녀 허옥란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하지원은 ‘허삼관’에서 하정우와 부부호흡을 맞추며 첫 엄마 역에 도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하지원은 “‘허삼관’ 시나리오는 읽으면서 너무 동화 같고 판타지적인 느낌, 또 단백하고 세련된 느낌을 상상했었는데 제가 기대한 것 이상의 영화가 나왔어요”라며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 엄마 허옥란..“몸빼바지나 티셔츠 엄선해 피팅도 어마어마하게”

하지원은 ‘허삼관’에서 허옥란으로 분해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매력으로 뭇 남성들을 사로잡지만 허삼관(하정우 분)의 작업 한방에 넘어가 결혼 후 아들 셋과 남편 뒷바라지 하며 생활력 강한 엄마의 모습을 보인다.

이미 원작을 알고 있는 하지원은 처음엔 거절하기 위해 감독 하정우를 만났었단다. 하지만 감독 겸 배우 하정우와 만나고 바로 출연을 결정지었다고. 어떻게 생각을 바꿀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하지원은 “엄마 역도 처음인데 사실 원작에서 옥란이가 억척스럽고 욕도 하는 엄마예요. 억척스러운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게 좀 자신이 없었어요. 내 옷 아니라는 느낌 들었었는데 하정우 씨가 ‘나도 아빠 역할이 처음이다. 하지원 씨가 옥란이고 아이 셋을 둔 엄마를 연기하는 거다’고 틀을 좀 깨줬어요. 사실 대본에 욕도 많았는데 수정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여배우들에 비해 조금 늦은 나이에 엄마 역에 도전했다. 하지만 스크린 속 하지원 표 엄마는 자연스럽다. 엄마 역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처음에는 옥란이라는 역할이 나랑은 안 맞을 것 같아서 못 할 것 같았어요. 근데 막상 결정하고 준비해서 촬영장에 갔을 때는 신나게 놀았어요. 엄마 옥란이는 제가 배울 수 있는게 아니기에 그냥 ‘가족이다’ 생각하고 아이들이랑 맘껏 편하게 놀았어요. 그래서 포옹이나 아이들이랑 함께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됐던 것 같아요”

하지원의 연기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정감가는 부분은 바로 옥란의 의상이다. 처녀시절의 옥란과 허삼관과 결혼 후 옥란의 모습은 의상으로도 확연히 구분된다. 그만큼 결혼 후 의상에 엄청 신경썼단다.

그는 “처녀시절 공사판에서 강냉이 들고 등장하는 옥란은 한 줄기 빛처럼 마치 비타민 같은 절세미녀라고 생각했어요. 목소리도 더 맑고 청량하게 하고 많이 미소 지었어요. 결혼 후에는 몸빼바지나 티셔츠도 엄선해서 피팅도 어마어마하게 했어요. 같은 카키색도 진함의 강도를 따지고, 최대한 내추럴하게 메이크업도 많이 안하고 몸매도 드러나지 않으면서 엄마 같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라고 설명했다.



◇ 감독 하정우..“액션 하지원처럼 하라는 디렉션을 줬어요”

‘허삼관’은 배우 하정우가 연출 겸 연기까지 했다. 앞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하정우는 “촬영장에서 하지원 씨에게 내조 받은 느낌이었다”고 칭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들은 하지원은 “오히려 제가 하정우 씨한테 내조 받았죠”라고 말했다. 하지원이 본 감독 하정우는 어떤 연출가였을까.

하지원은 극중 허옥란이 자신의 아들 허일락(남다른 분)이 하소용(민무제 분)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의 집을 찾아가 하소용의 부인 송씨(전혜진 분)와 대면하는 장면의 디렉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여자들끼리의 싸움이 아니라 ‘액션 하지원’처럼 하라는 디렉션을 줬어요. 생각지도 못한 디렉션이었어요. 너무 재밌었는데 전혜진 선배님이 받아주는 액션을 너무 잘해주셨어요. 그 장면을 위해서 무술 감독님까지 오셨어요. 제가 액션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디렉을 주신것 같았어요. 근데 웃겨서 NG 많이 났어요. 그렇게 배려해주셨어요. (웃음)”

촬영현장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촬영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하지원. 심지어 드라마 ‘기황후’ 촬영 때는 그를 위해 감독이 음악을 틀어주기도 했다고. 하정우 역시 촬영장에서 항상 음악을 틀었단다.

하지원은 “더운 날은 클럽 음악같은 것을 들어주세요. 음악이 있으면 좀 덜 더운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모니터링 하고 있으면 옆에서 춤추고 있는 스태프도 있었어요. 모두 현장을 즐기면서 할 수 있었어요. 옥란이와 데이트 장면 촬영 때는 아침에 재즈 음악을 틀어주시고, 센스있게 음악을 선곡해주셨어요”라며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하지원은 “제가 작업할 때 감독님이랑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나 많은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작품에 맞게 의상도 사고 음악 선곡도 하는데 이번에는 ‘월간 하지원’도 있어서 제가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어요. 정말 이런 작업은 처음이었어요”라고 하정우 감독의 배려에 고마운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 화기애애했던 촬영장..“아이들이랑 친구처럼 놀았어요”

‘허삼관’에는 허삼관-허옥란 부부의 세 아들들인 허일락, 허이락(노강민 분), 허삼락(전현석 분)이 출연한다. 무려 16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아역들이다. 허삼관 가족은 실제 존재할 것만 같은 가족의 모습이다. 아역들 케어는 어떻게 했을까.

“아이들이랑 되게 친구처럼 놀았어요. 돌봐줘야지가 아니라, 같이 옥수수 따러 가고, 오락실도 가고 그랬어요. 오락실 갈 때는 모자 쓰고 (순천)시내 가서 놀고, 아이들이 저 보디가드 해주고, 끝나면 제가 벤에 태워오고 그랬어요. 아이들이랑 저랑 코드가 잘 맞았어요”

특히 그중 첫째 일락으로 분한 남다름에 대해 하지원은 “마치 아티스트같아요. 저한테 하트도 접어줬어요. 해바라기 씨도 까서 줬는데, 흠집이 난 것들은 안 까고 예쁜 것만 까서 줬어요. 너무 예뻐서 못먹고 차에 가지고 다녀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렇게 ‘허삼관’을 촬영하면 아이들의 엄마의 입장이 됐던 하지원. 영화 촬영 후 부모님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단다.

그는 “극중 일락이가 만두를 먹고 싶어 했던 신들은 엄마의 입장에서 너무 아팠어요. 그래서 전엔 강한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이후로는 누군가의 삶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딸의 입장에서 엄마를 생각했던 시각에서 부모님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하지원은 작품이 끝나면 공허함을 많이 느낀단다. 하지만 이번 ‘허삼관’은 “이번 영화 속 허삼관 가족은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영화 끝났는데도 아들들은 가끔 연락도 와요. 아직까지도 흐뭇해요”라며 미소 지었다.


‘허삼관’을 통해 엄마 역할에 도전하면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한 층 넓힌 하지원은 고두심이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밝히며 60, 70대가 돼서도 멜로를 하고 싶단다. 이에 그는 “‘맘마미아’의 메릴 스트립처럼 60, 70대가 돼서도 멜로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싱그러운 사람’이 되야 하는 것 같아요. 제 바람이에요”라고 소망했다.


한편 ‘허삼관’은 중국이 낳은 세계적 소설가 위화의 대표작 ‘허삼관 매혈기’를 한국적인 정서를 배경과 정서를 더해 새롭게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지난 14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사진=윤예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nedai@starnnews.com노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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