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이 힘들어지면 판매 및 관리비(이하 판관비)부터 줄여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상이 뚜렷했다. 판관비 중에서도 직원 교육훈련비(이하 교육비)는 2012년 대비 2013년에 13%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1개사 평균 교육비는 5억7640만원이었지만, 2013년에는 5억13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중 제약 업종의 직원 1인당 교육비는 건설업보다 평균 6배나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1500대 기업 직원 교육훈련비 분석' 결과에서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은 매출액 기준 국내 1500대 상장사이며, 판관비에 명시된 교육비는 각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조사됐다.
조사 결과 1500대 기업 중 교육훈련비를 감사보고서에 명시한 기업은 1031곳으로 68.7%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의 2012년도 교육비 총액은 5943억4295만원이었는데 2013년에는 5168억6622만원이었다. 1년 사이에 774억7673만원이나 교육비가 감소했다.
매출 규모별로 따져 직원 1인당 교육비를 살펴보면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에 있는 기업군의 교육비가 84만9000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 평균 80만3000원보다 4만6000원 더 많은 것이다.
반면 매출 5000억원 이하 기업으로 내려갈수록 직원 교육비는 급속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3000억~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군은 29만1000원, 1000억~3000억원 미만 기업군은 27만7000원이었다.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24만8000원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의 직원 1인당 교육비는 앞서 5000억~1조원 미만 대기업군의 29.2% 수준에 그쳤다. 매출 천억 원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기업군보다 직원 교육에 투자할 여력이 그만큼 적다는 것을 수치상으로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조사 대상 기업 중 2013년에 교육비 총액만 100억 원 이상 되는 기업은 11곳이었다.
가장 많은 교육비를 투자한 곳은 '사람이 미래다' 광고 문구로 잘 알려진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다. 작년 한 해만 182억7300만원의 교육비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삼성화재해상보험으로 150억7400만원이었다. 기아자동차도 143억90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4~5위는 한미약품(129억5100만원), CJ제일제당(124억200만 )이었다.
이어 두산(117억9100만원), LG화학(115억5700만원), 롯데쇼핑(114억8800만원), 삼성엔지니어링(108억9100만원), SK네트웍스(106억600만원), LG디스플레이(105억1600만원) 순으로 파악됐다.
1000개 넘는 조사 대상 기업 중 영업이익 대비 교육비 비율이 10%를 넘는 곳은 모두 21곳으로 코리아나가 1위를 차지했다. 코리아나의 영업이익은 2억3040만원에 불과했지만, 교육비는 8억82만원으로 교육비가 영업이익보다 3.5배 더 많았다.
업종별 직원 1인당 교육비에서는 제약업종의 강세가 확연했다. 2013년 기준 제약업종 회사들의 직원 1인당 평균 교육비는 140만9000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기계 업종 76만 2000원보다 2배 수준에 가까운 금액이다.
또 이번 조사에서 직원 1인당 교육비는 평균 50만원인 곳이 전체 기업의 81.4%인 839곳이나 됐다. 1031개 기업의 직원 1인당 교육비는 60만3000원이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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