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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도 산업이다' 유엔 지정 2015 빛의 해] (1) 이병호 '세계 빛의 해' 추진위원장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16 18:07

수정 2015.04.16 18:07

"세계 광산업 年 8%씩 성장.. 2020년 970조원 규모"
"태양열 LED 조명으로 빛 빈곤문제 해결 기대"

['빛도 산업이다' 유엔 지정 2015 빛의 해] (1) 이병호 '세계 빛의 해' 추진위원장


최근 '빛'을 기반으로 하는 광(光)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 13억명, 즉 전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은 전기가 없는 곳에서 살고 있다. 아프리카나 남미에서는 양초나 석유램프로 생활하다 호흡기 질환과 화재로 인해 매년 150만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선진국의 밤은 가로등과 화려한 전광판으로 인해 수면을 방해하고 인체 리듬까지 해치고 있어 '빛의 공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유엔은 '빛의 빈곤'과 '빛의 공해'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빛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를 '세계 빛의 해'로 정했다. 세계 각국 정부기관과 학계, 민간단체들이 빛과 광산업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빛을 잃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에너지와 빛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본지는 총 3회에 걸쳐 광산업의 발전과 그 이면에 대두된 빛의 공해 및 빈곤문제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세계 광산업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한국광학회에서 '세계 빛의 해'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이병호 교수(전기정보공학부.사진)는 16일 "광기술은 통신, 조명, 에너지 등 다른 산업과의 연계가 가능한 미래형 고부가가치 기술"이라며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빛' 산업으로 떠오른다

'빛'이 산업으로 급속히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엔이 지정한 '세계 빛의 해'다. 올해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 '빛'에 대한 중요성을 재 인식시키고, 산업화를 통해 빛의 빈곤과 빛 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광산업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맞을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빛의 해' 사업에 한국광학회를 비롯해 전 세계 85개국 100여개 기관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들은 올 한해 동안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학술대회와 전시회 및 체험활동을 통해 인류 앞에 놓인 에너지, 농업, 통신 등의 문제에서 광학과 광기술이 제시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같은 관심과 세계적 이벤트를 통해 세계 광산업 시장규모는 매년 약 8%씩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8900억달러(약 97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 기술지원 턱없이 부족"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광학과 광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또 빛의 소중함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도 낮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제조산업 살리기를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로 광학기반의 생산기술을 연구하는 조직도 신설해 2억달러(약 2200억원)를 지원하고 있다"며 국내 광산업 지원 부족을 에둘러 지적했다.

■통신·태양열과 융합… 광산업 확산

광산업은 통신, 태양열 등 여러 기술과 융합하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태양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은 대표적인 광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연비가 좋은 LED 조명등과 태양열 판을 결합한 전기 시설로, 석유램프를 쓰는 비용보다 싸고 안전하게 빛의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LED 조명을 무선통신으로 조절하는 소위 '라이파이(Li-Fi)' 역시 통신과 결합한 광산업으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빛에 정보를 실어보낸다는 의미의 라이파이는 와이파이(Wi-Fi)와 빛(Light)의 합성어로, LED 조명이 설치된 곳이면 어디서든 광대역 데이터를 신속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은 1초에 75번 이상 빛이 깜빡거리면 빛이 계속 켜져 있다고 느낀다"며 "LED 조명을 이용한 통신은 이 빛을 훨씬 더 빠르게 껐다 켰다 하면서 디지털 정보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외국의 한 물리학 교수가 광학렌즈에서 도수를 조정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된 '1달러 안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른바 '자가 시력 교정 안경'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돈이 없어 안경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에 빛을 밝혀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사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넘어 글자를 읽고 바느질을 하는 등의 소일거리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빛과 레이저는 디스플레이, LED 조명, 홀로그램, 광계측 및 광센서, 태양전지 등 응용 분야가 광범위해 광 산업의 급속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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