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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세월호 인양

배를 만드는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다. 수주잔량 기준으로 1위부터 5위까지가 한국 조선소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세계 1위는 대우조선해양이다. 129척, 817만5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째 수주잔량 기준으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잔량 83척, 501만6000CGT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중공업은 수주잔량 100척, 489만6000CGT로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월 대우조선해양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한 단계 더 떨어졌다.

그럼 배를 인양하는 우리 기술은 어느 정도 될까. 세월호 이전에는 큰 배가 침몰한 적이 없어 기술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지금까지 순수 국내기술로 들어올린 가장 큰 배는 천안함. 천안함은 1220t가량이었다. 하지만 천안함은 폭침으로 함미.함수가 분리됐다. 천안함 함미(약 700t)는 2200t급 크레인선 '삼아 2200호'에 체인 3개를 연결한 뒤 서서히 들어올렸다. 선체가 두 동강 난 상태였기 때문에 크레인이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자연 배수가 이뤄지기도 했다.

세월호는 천안함과 다르다. 세월호는 자체 무게만 6825t이다. 여기에 컨테이너 박스와 각종 적재 화물, 배 안의 물 무게까지 합치면 1만t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사고 해역의 환경 차이도 크다. 천안함 폭침 장소인 백령도 앞바다도 유속이 빠른 편이지만(최대 4노트),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앞바다는 유속(최대 6노트)이 더 빠르다. 천안함은 25m 해저에 가라앉았지만, 세월호는 이보다 1.5배가량 깊은 37~44m 지점에 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지만 난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세계적으로는 2012년 1월 들어올린 이탈리아 선박 콩코르디아호가 있다. 이 배는 세월호보다 11배가량 큰 11만4000t이나 됐다. 승객도 무려 4200여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였다. 그러나 콩코르디아호는 침몰한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근해 암초에 부딪혀 좌초됐다. 암초에 올라타 있는 상태에서 건져올린 셈이다. 그래도 인양하는 데만 2년이 걸렸고, 비용도 2조원이 들었다.


정부가 22일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어떻게든 배를 들어올려 희생자와 유가족의 한을 풀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한 만큼 그를 둘러싼 논란도 종지부를 찍어야 할 터다.

poongyeon@fnnews.com 오풍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