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15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중국 모방전략 수위 높아졌다...출시전 따라하기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4.26 10:59

수정 2015.04.26 10:59

하이얼이 지난 23일(현지시간) 개막한 2015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 에서 선보인 세탁기와 냉장고 신제품
하이얼이 지난 23일(현지시간) 개막한 2015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 에서 선보인 세탁기와 냉장고 신제품

LG전자가 올해 1월 CES에서 선보인 '트윈 워시' 세탁기
LG전자가 올해 1월 CES에서 선보인 '트윈 워시' 세탁기

LG전자가 2012년 출시한 4도어 디오스 냉장고(V9100)
LG전자가 2012년 출시한 4도어 디오스 냉장고(V9100)

【쌩줄리앙(몰타)=오승범기자】"한국제품과 유사하네..." 지난 24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열린 '2015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이 선보인 세탁기와 냉장고 신제품을 본 국내 취재진들의 일성이다. 독일가전통신산업협회와 베를린 박람회 주최로 몰타 쌩줄리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하이얼을 비롯해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 네덜란드 정보기술(IT)업체 필립스, 독일 가전브랜드 그룬딕 등이 별도의 전시 부시를 마련해 신제품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시선을 끈 것은 한국을 맹추격 중인 중국의 '따라하기 전략'이었다. 특히, 과거에는 국내 제품들이 출시된 이후 모방제품들이 쏟아져나왔지만, 이제는 국내제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모방에 나선 모양새다. 이밖에도 행사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장전망과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전략이 공개돼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이얼 '출시전 따라하기'

하이얼은 한대의 세탁기에 2개의 드럼을 탑재한 '뉴 하이얼 듀얼 드럼세탁기'와 세계최초로 3개의 쿨링 시스템을 갖춘 'T도어 시리즈'냉장고를 공개했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한 전세계 언론인 300여명 가운데 10여명의 중국 언론인을 제외하고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미 LG전자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 두대의 세탁기를 결합한 드럼세탁기 '트윈워시'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T도어 시리즈' 역시 LG전자가 지난 2012년 8월 출시한 4도어 디오스 냉장고(V9100)와 디자인과 내부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T도어 시리즈는 국내기업이 이미 3년전 내놓은 제품과 유사해 우려가 덜하지만 세탁기는 분위기는 다르다. LG전자의 '트윈워시'는 올해 상반기 론칭을 앞두고 있어 중국 하이얼의 '듀얼 드럼세탁기'와 2개의 드럼을 탑재한 세탁기 시장을 놓고 맞붙게 됐다. 국내기업이 오랜기간 공들여 출시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중국업체가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들고 나와 이전보다 모방전략 수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얼 관계자는 "LG제품은 서랍식이고, 우리는 문이 두개 달려드럼이 나란히 배치돼 차원이 다른 제품"이라고 말했다.

■퀀텀닷 TV세계시장규모, 3년내 4배로 성장

행사에서 '퀀텀닷 TV'에 대한 낙관론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삼성전자가 슈퍼프리미엄의 SUHD TV로 세계 TV시장 1위 수성에 나선데 이어 LG전자도 퀀텀닷 TV시장에 가세한 시점에서 향후 가파른 성장 전망이 나온 것이다. 파워브리핑 강사로 나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러지의 폴 그레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퀀텀닷 LCD TV의 세계시장 규모는 올해 500만대를 넘어 2016년에는 1000만대, 2018년에는 2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퀀텀닷 LCD TV를 채용하는 제품의 다변화와 수요 증가로 3년후에는 올해보다 시장규모가 4배로 커진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모바일 인터넷 기술의 등장이 전통적인 가전시장과 스마트기기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GFK의 위르겐 보이니 리테일&테크놀리지 글로벌 디렉터는 "혁신이 생활가전과 이동통신, 정보통신(IT) 기기를 모두 한데로 엮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TV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홈 확산으로 대형·4K·스마트 등 프리미엄 TV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지난해(3100만대)의 2배 이상이 성장한 7200만대에 이어 내년에는 1억14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필립스,알리안츠와 손잡고 헬스케어 공략

필립스의 공격적인 헬스케어 시장공략도 관심을 모았다. 베른트 라우단 필립스 독일시장 매니징디렉터는 "세계적인 세계적 금융그룹 알리안츠와 손잡고 '퍼스널 헬스테크'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필립스의 IT, 의료 기술과 보험사의 빅데이타를 결합해 헬스케어 시장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산업의 벽을 넘어선필립스의 협업은 헬스케어 분야 육성에 드라이브를 건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기업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우단 디렉터는 "헬스테크는 1000억유로(한화 약 110조원)이상의 사업기회가 기대되는 분야"라며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가 2000년 11%에서 2050년 2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퍼스널 헬스' 분야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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