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엔 환율 급락세는 엔화 약세보다는 원화 강세에 기인한다. 엔화는 최근 한 달간 달러당 118~120엔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인 반면 같은 기간 원화는 60원(5.3%)가량 절상되면서 아시아 통화 중 가장 큰 변동성을 보였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가 상승한 원인은 투자심리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3월 12일 사상 처음 1%대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이후 국내 유가증권 시장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6조4612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일본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원·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7일 일본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따라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은 엔화에 대한 상대적 원화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가 기조적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가 엔화 대비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면서 당분간 원·엔 재정환율이 900원 선을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박사는 "미국 경제 회복세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에 비교되는 원화와 엔화는 둘 다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 "문제는 어느 쪽이 더 약세일 것이냐인데 원화보다는 엔화 약세 재료가 더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금리정책 운용 여지가 충분한 데다 경제성장률 자체도 3%대를 유지하고 있어 원화 약세가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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