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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 前외환은행장, 5조원 국가소송 앞두고 론스타측 로펌행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5조원대 투자자-국가소송(ISD)의 첫 재판을 앞두고 론스타를 대리하는 대형로펌이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60)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외환은행장을 지내 ISD 쟁점을 잘 아는 윤 전 행장이 막대한 국민 세금이 걸린 소송전에서 정부 반대편 로펌에서 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행장은 최근 법무법인 세종에 고문으로 취업했다. 세종은 윤 전 행장이 금융기관 인수합병, 금융지주회사, 증권 분쟁 등의 업무에 관여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통상 로펌 고문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에서 조언자 역할을 한다.

앞서 윤 전 행장은 론스타가 2007년 외환은행 지분을 HSBC에 넘기기로 합의했을 때 금감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윤 전 행장은 기업은행장을 거쳐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외환은행장을 지냈다. 특히 2011년 론스타 추천으로 외환은행장에 오른 그는 론스타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윤 전 행장의 경력이 ISD 쟁점과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론스타는 금융당국 승인이 늦어지는 사이 세계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해 HSBC와의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고, 뒤늦게 하나금융과 더 나쁜 조건으로 계약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론스타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부당한 양도소득세를 부과받아 매각 대금이 줄었다고 주장한다.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청구한 금액은 총 5조1328억원에 달한다.

윤 전 행장은 ISD에 증인으로 설 수 있는 전·현직 금융당국·업계 관계자들과 개인적 친분도 있다. 이번 사안을 잘 알 수 있는 핵심 관계자인 셈이다.

ISD의 대부분 절차가 극비리에 진행되는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최근 "한덕수, 전광우, 김석동 등 전직 고위 경제관료들이 ISD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에 대해 세종 관계자는 "윤 고문은 소송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며 "세종에서의 역할, 영입배경은 금융분야에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고문으로서 조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2012년 11월 제기된 ISD의 첫 재판은 이달 15일 미국 워싱턴DC 국제투자중재센터(ICSID)에서 열린다. 중재 재판부 판정은 재판이 모두 끝난 뒤 1∼2년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