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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분양시장 주 수요층 40~50대에서 30대로 옮겨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03 17:51

수정 2015.05.03 17:51

사상 최저 금리·청약 자격 완화·치솟는 전셋값… 달라진 주택시장 풍속도

신규 분양시장 주 수요층 40~50대에서 30대로 옮겨진다

30대가 주택시장 주축으로 자리잡으면서 분양시장에서 입지도 넓어지고 있다. 1%대의 낮은 금리, 1순위 청약자격 완화 등으로 청약시장 접근이 쉬워지자 치솟는 전셋값을 피해 내집마련을 하려는 젊은층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자금력이 취약한 이들이 무리해 청약시장에 뛰어들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아현역 푸르지오 당첨자, 10명 중 4명이 30대

3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0대가 분양시장의 주 수요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약당첨자의 30대 비중이 30~40%를 넘나들고 실계약자도 4명 중 1명이 30대일 정도로 수요층이 두터워진 것. 과거 경제력을 갖춘 40~50대가 분양시장을 주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견본주택에서는 신혼부부나 아기를 동반한 젊은 부부가 쉽게 눈에 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당첨자를 발표한 '아현역 푸르지오'의 경우 일반분양분 315가구 가운데 41.0%인 129가구가 30대 청약자에게 돌아갔다. 40대와 50대를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예비청약자 역시 68명 가운데 28명이 30대였다.

이튿날인 23일 청약추첨을 진행한 '배곧 한신 휴플러스'와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2차'도 30대 비중이 30%를 웃돌았다.

배곧 한신 휴플러스는 30대가 35.3%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20대가 각각 34.7%, 17.1%로 뒤를 이었다.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2차는 30대가 32.3%로 40대(34.0%)를 바짝 쫓았다. 용인 역북 우미린 센트럴파크는 30대 당첨자가 전체 1256가구 가운데 30.9%인 388가구를 차지했다.

실계약자도 30대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올초 분양한 '한강센트럴자이'의 경우 계약자 10명 가운데 4명이 30대였고 호반건설이 지난해 12월 선보인 '수원 호매실 호반베르디움' 계약자 역시 30대가 40%에 육박했다.

가격 부담이 큰 서울에서도 30대 계약비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 3월 마감된 '꿈의숲 SK뷰'는 40대가 37.2%로 가장 많았지만 30대가 24.3%로 뒤를 이었으며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 계약자는 30대가 26%로, 40대(27%)와 비슷했다.

분양대행사 이삭디벨로퍼 조현태 본부장은 "최근 전셋값이 집값을 위협할 정도로 상승한 게 구매촉진의 주 원인"이라며 "저금리에, 각종 대출혜택이 맞물리면서 목돈을 마련할 방법이 다양해져 30대 계약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수요공백 채우지만 하우스푸어 우려도

전문가들은 30대가 새로운 주택 수요층으로 떠오른 것이 베이비부머세대 은퇴에 따른 수요공백을 메운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들 젊은 층의 시장참여가 되레 가계부채 심화, 하우스푸어 양산 등을 동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난 심화, 깡통전세 우려, 월세전환에 따른 주거비 부담 등으로 매매전환수요가 늘어난데다 대출금리와 청약자격이 완화되면서 분양시장에 뛰어드는 30대가 늘어났다"며 "자금력이 취약한 30대는 대출의존도가 높아 향후 가계부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부담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서 39세 이하가 차지하는 대출잔액은 지난해 2월 44조4000억원에서 올 2월 54조8000억원으로, 1년새 23.6% 증가했다.

이는 △40대(11.6%) △50대(7.9%) △60대 이상(7.7%) 등을 웃도는 수치다.
게다가 39세 이하 대출잔액이 크게 늘면서 이들의 대출금이 전체 주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7%에서 22.7%로 2.0%포인트 늘었다.

박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특히 전셋값 상승으로 이미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추가 대출로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면서 "구매력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청약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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