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구치소 수감자 자살, 국가도 책임"

사고방지 미흡 15% 배상

구치소 내에서 수감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국가가 유족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부(김지영 부장판사)는 구치소 수감 중 자살한 A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1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5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혐의로 구속돼 서울의 한 구치소에 입소, 한 달가량 지내다 처음으로 자살을 시도했으나 직원에게 발각돼 목숨을 건졌다.

구치소는 그를 '중점 관찰 대상자'로 지정해 주시했으나 A씨는 3개월 뒤 다시 속옷을 뜯어 만든 끈을 출입문에 매달아 목을 매 숨졌다.

구치소 중앙통제실에는 전자경비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모니터 20여대로 CCTV에 찍힌 수감자들을 지켜볼 수 있게 돼 있었다. 하지만 담당 직원은 A씨의 자살 직전까지 이런 움직임을 확인하지 못하고 'TV 시청'이라고만 보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1주일 전부터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자세로 앉아 속옷으로 끈을 만들고, 전날에는 CCTV를 등지고 자살도구를 마련한 것으로 추정됐다.


1심은 "1차 자살시도 후 조사 과정에서 망인이 '영상장비로 관찰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그 위치에 자살에 사용할 끈을 매달았다'고 진술했음에도 설비를 확충하거나 순찰 인원을 확충하는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A씨가 자신의 신체에 관한 위험성 등을 스스로 판별할 수 있는 정도의 의사 능력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수형생활에 대한 심리적 불안,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 등으로 자살을 시도한 잘못이 있다"며 배상 책임을 10%로 제한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대부분 인용하면서 사고 방지에 미흡했던 과실을 조금 더 높게 보고 배상 책임을 15%로 상향했다.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