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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에 은행 단기 수신 자금 급등

투자 전 교두보로 활용돼 은행들 자금 운용 골머리

초저금리로 은행들의 단기 수신 자금이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 증권 등 투자처로 가기 위한 은행에 잠시 맡겨두는 개념의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예금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들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갑작스럽게 늘어난 단기 수신 자금을 운용하는데도 골치를 앓고 있다.

4일 한국은행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총예금 대비 단기수신 비중은 2011년 말 29.1%, 2013년 말 31.5%, 2015년 3월말 33.7%로 늘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요구불 예금은 지난해 1월 평잔 기준으로 104조원이었던 것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 2월에는 123조원을 기록했다. 올 3월 단기수신 증가율은 전년 같은 달 6.3%에서 17.1%까지 상승한 상태다.

반면 저축성 예금은 지난해 1월 901조원에서 지난해 말 958조원으로 늘어났지만 올 1월부터 상승세가 꺾여 지난 2월 평잔기준으로 950조원까지 떨어졌다. 저축성 예금의 대표 상품인 정기예금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6월 2.9%에서 올 3월 마이너스 1.7%로 하락했다.

정기예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1년 이상 2년 미만의 상품의 잔액은 감소하고 있다. 반면 1년 미만의 정기예금은 소폭 증가했다. 은행에 자금을 오랫동안 묶어두지 않겠다는 의도다. 1년 이상 2년 미만의 정기예금 잔액(말잔 기준)은 지난해 1월 386조원이었지만 올 2월에는 374조원으로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동안 이같은 현상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2010년 이후 은행 정기예금의 증가세는 둔화돼 왔는데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가 이를 가속시켰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중은행들 입장에서는 단기 자금이 늘어나는 것이 좋은 현상만은 아니다. 최근 늘어나는 단기수신 자금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들어오는 단기 수신 자금은 일시적으로 자금을 맡겨둔 성격이 강해 자금 운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저금리 기조 하에서 비은행권의 다양한 상품개발 등 금융권역 간 수신확보 경쟁이 전개되면서 자금유출입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올 9월 계좌이동제 시행과 부동산 개선에 따른 건설투자확대, 기업의 해외 투자 활동이 증가할 경우 은행권의 단기 수신에서 10% 정도를 차지하는 기업의 요구불 예금도 이탈할 수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