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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총지배인 "고객·직원·기업 모두 신나는 호텔 만들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5.04 17:10

수정 2015.05.04 21:57

백두산 등 370개 국내 명산 정복
활발함에 진중함 더한 성격 호텔 '놀이의 장'으로 탈바꿈



김연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총지배인 "고객·직원·기업 모두 신나는 호텔 만들 것"


김연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총지배인(55·사진)의 메신저에는 백두산 천지에 오른 본인의 모습이 자리잡고 있다. 등산을 좋아해 370개의 국내 명산을 정복했다는 그녀다운 사진이다. 또 한장의 사진이 있다. '플레이, 플레이 파르나스'라는 슬로건이다. 좋아하는 산과 같이, 호텔을 '즐기는 직장'으로 삼자는 그녀의 철학이 담겼다.

4일 기자가 만난 김연선 총지배인은 활발함과 진중함이 공존하는 인물이었다.

만나자마자 "어서 오세요, 점심은 드셨어요?"라고 물으며 활짝 웃는 그녀의 얼굴은, 호텔 업계에 발을 담근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내 과거를 회상하며 차분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당시에는 '호텔에서 근무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께서 '화류계에서 일하냐'고 반문할 정도로 호텔에 대한 오해도 상당했던 시기였어요. 입사 직후 열린 88년 서울 올림픽 때 호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죠. 당시 호텔리어는 '민간 외교관'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어요." 김씨는 호텔리어로 첫 발을 디디던 1988년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GRO(VIP 고객 의전 담당)'를 "'지하로'가서 일하라"고 알아들었을 정도로 호텔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김연선 총지배인은, 호텔리어 업무에 대해 보다 깊게 알고 싶다는 생각에 경기대 호텔경영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김씨는 2004년 첫 여성 프론트 데스크 매니저에 오르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3년 총지배인에 선임됐을 때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 크게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직원들은 보통 입사 면접 시 꿈을 물으면 '호텔 총지배인입니다'라고 대답해요. 저는 그런 (총지배인 자리에 오른다는) 것이 너무 허황되다고 생각해 그런 이야기조차 해 본 적이 없죠. 다만 예쁜 호텔에서 호텔리어로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뜻밖에도 총지배인 자리에 오르게 됐어요." 당시의 감회를 밝히는 김 총지배인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스며들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 개관 25년 만에 첫 한국인, 첫 여성 총지배인에 오른 김씨에 대한 세간의 주목도 대단했다. 그녀는 "첫 여성 대통령이 취임하는 등 시기가 좋았던 탓"이라고 겸손을 표하면서도, "친한 교수에게 전화가 와서 '이제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 한국인 총지배인이 나올 수 없다'고 강의하던 것을 바꿔야겠다고 말하며 축하해 주더라"며 전례가 없던 일을 개척했다는 자부심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큰 화제 속에서 총지배인 자리에 오른 지도 햇수로 2년째. 김 총지배인은 호텔이라는 공간을 '놀이의 장'으로 바꾸겠다는 각오다. 이는 고객뿐 아니라 직원도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플레이, 플레이 파르나스!' 캠페인은 그런 김 총지배인의 생각이 집약된 활동이다. "호텔리어는 직원의 불만을 해결해주는 사람입니다. 그것을 '놀이'로 승화시켜,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즉 '호텔에서 놀기(Play)'는 직원이 신바람을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 호텔을 '연기(Play)'의 무대로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은 숨긴 채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일을 하나의 '경기(Play)'처럼 임하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노력, 3개의 '플레이(Play)'는 고객.직원.기업 모두를 만족시키는 최상의 서비스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직원의 만족이다. 호텔에서는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정형화돼있던 직원의 용모를 자유롭게 바꿨다.

또 업장마다 다른 조명 색깔과 어울리도록 직원의 메이크업을 세분화하는 교육도 진행했다. 급증한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중국어 세일즈 팀 구성도 마쳤다.
김 총지배인은 호텔리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집 밖의 가족'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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