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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모험자본 규제 풀어 은행 벤처펀드 조성 나선다

건전성 규제 완화 검토 6~7월께 운용사 선정
지분투자 형식 자금 지원

금융위원회가 모험자본 활성화에 대한 은행권의 혁신성 평가 배점을 상향 조정할 방침인 가운데 은행권도 벤처펀드 조성에 나설 태세다. 자본시장법상 은행은 펀드를 직접 조성할 수 없기 때문에 운용사 선정 등을 거쳐 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은행들의 벤처펀드 조성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위도 은행의 건전성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에 벤처펀드를 조성키로 하고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아직 구체적 펀드 규모와 시기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6~7월 정도에 운용사 선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신한은행에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함께 1500억원 규모의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를 조성했다. 우리은행은 여기에 300억원을 출자했다. 펀드는 기술평가기관(TCB)에서 우수등급을 받은 중소기업에 지분투자 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은행들이 이처럼 벤처펀드 조성에 나서는 이유는 금융위가 자본시장 육성과 함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자본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서다.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후 몸집을 키워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도록 독려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5월 중 발표될 '모험자본 활성화 방안'에 은행의 혁신성 평가 중 벤처투자조합이나 사모펀드(PEF) 등 모험자본 출자항목 배점을 높이는 것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모험자본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건의사항을 검토해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은행권의 벤처펀드 조성을 확대하기 위해 건전성 규제도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임 위원장도 취임 간담회에서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 금융회사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은행들은 현재 지분투자나 펀드출자 등에 대해 국제결제은행(BIS) 위험가중치 400%를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400억원의 지분출자가 시행되면 1600억원의 자본을 쌓아야 하는 것이다. 일시에 자본을 적립해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벤처펀드 출자가 부담이다.
벤처펀드는 캐피털콜, 즉 투자수요가 있을 때마다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자금출자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A은행이 400억원의 자금을 벤처펀드에 출자하기로 결정했으나 투자수요가 있을 때만 400억원 중 일부 자금을 출자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건전성 규제는 400억원의 자금 출자만큼 일시에 BIS 위험가중치 400%(1600억원)의 자본을 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