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그리스 디폴트 우려 고조] 유로존 금융부실 이어질땐 車·전자 등 유럽수출 타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6.28 17:22

수정 2015.06.28 17:22

산업계도 그리스 악재 초긴장

국내 산업계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는 작겠지만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국내 산업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내수시장 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스 디폴트가 하반기 기업경영의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유로존 전반 소비위축

28일 한국무역협회와 재계에 따르면 그리스와의 교역액은 지난해 14억60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1조982억달러) 대비 0.1%를 차지했다. 이 중 수출액이 10억5000만달러(0.2%), 수입액은 4억1000만달러(0.1%)다. 그리스와의 교역규모가 크지 않아 '그리스 디폴트'로 인해 수출입이 준다 해도 우리나라 전체 교역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그리스 사태의 파장이 그리스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 내 금융기관 상당수가 그리스 위기에 노출돼 있는 데다 권역 내 교역이 맞물려 있는 탓에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 금융권의 부실과 함께 유로존 전반의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대 유럽연합(EU) 수출액은 지난해 516억6000만달러로 5.7% 증가했으나 올해는 1∼5월 17.1% 감소했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8.2%다.

특히 그리스 사태가 디폴트 이후 유로화 사용을 포기하는 그렉시트로 이어질 경우 유럽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커지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그리스가 디폴트에 들어갈 경우 EU 경제성장 둔화와 유로화 약세 심화로 올해 우리나라의 EU 수출액이 1.4%포인트 추가 감소하고, 그렉시트 우려가 확산될 경우에는 7.3%포인트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해운 '긴장', 자동차·전자 '주시'

우선 긴장하고 있는 곳은 조선·해운업계다. 당장의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진 않겠지만 그리스가 세계 해운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선박 발주가 더욱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 발주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스가 해운강국이고 선주사들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와 전자 등 유럽시장 의존도가 큰 업종들은 그리스 사태가 유럽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리스 아테네에 현지법인을 두고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올 들어 수출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그리스발 금융위기가 확대되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게 되면 심리위축으로 소비가 더 감소하게 되고 한국 같은 수출 위주의 국가는 힘들어질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안 그래도 메르스 때문에 내수가 나쁜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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