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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대학생 벤처 성공하려면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15 17:02

수정 2015.07.15 17:02

[fn논단] 대학생 벤처 성공하려면

창조경제는 박근혜정부의 핵심이자 정체성이다. 창조경제의 목표는 일자리 창출, 고부가가치 창출, 신산업 창출로 요약된다.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방법 중 하나는 민간 주도의 인수합병(M&A) 활성화에 의한 대학생 글로벌 벤처 육성이다. 대학생 글로벌 벤처의 성공은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효과를 낸다.

지난달 미국 국적의 한국계 창업자인 제임스 박이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를 중퇴한 후 웨어러블 기기 업체인 핏빗(Fitbit)을 창업하고 뉴욕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를 해 재산 규모 6000억원의 부자가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같은 히든챔피언 기업들의 성공 소식을 들을 때마다 스스로 질문해본다.
'왜 우리 한국에선 그런 글로벌 벤처가 탄생하지 않는가' '어떻게 하면 한국에서 수많은 글로벌 벤처를 탄생시킬 수 있을까' '한국의 성공 벤처 1세대를 잇는 제2·제3 세대가 나올 것인가' 하고 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성공의 핵심요소 중 하나는 기업 M&A에 있다. 기업 매각대금이 300억원이라면 젊은 청년들이 모험적 도전정신으로 수많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을 만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한국의 글로벌 벤처밸리는 건전한 M&A의 활성화 위에서 싹틀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생 벤처가 미국 규모의 10분의 1가량인 한 기업당 30억원으로 전국에 100개씩 매년 3000억원 규모의 대학생 벤처기업을 위한 M&A가 이뤄진다면 분명 한국 대학에는 혁신이 일어날 것이고, 대한민국은 새로운 혁신의 국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M&A의 주체는 처음에는 이재용·정몽구·최태원·서경배 회장 등 대기업 오너나 이해진·김범수·김정주·김택진 사장 등 성공한 벤처 1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돼야 하고, 점차 기업의 사회적 윤리를 실천하는 '반듯한' 기업가들로 확대돼야 한다.

대기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의 기술을 사서 부가가치를 100배, 1000배로 높일 수 있는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벤처 1세대들은 누구보다 벤처의 어려움이나 해당 기술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성공한 경험이 있어 성공 잠재력이 높은 신기술을 사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역량이 있다.

정부 주도로 M&A를 활성화하는 방식은 성공할 수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정부는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을뿐더러 부가가치를 높이는 주체가 아니다.

다만 정부는 건전한 M&A 정착을 위해 벤처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성공한 벤처세대들이 대학생 벤처를 M&A할 때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

최근 한국에서의 벤처 활성화는 밝은 미래를 보장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다음카카오가 626억원 가치를 지닌 국민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인수한 것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

벤처 붐이 대학에서 일어나도록 대학 스스로 노력해야 하고, 정부는 청년들의 창업 도전에 각종 지원과 혜택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M&A 활성화를 통한 대학생 글로벌 벤처 육성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김태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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