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반바지 입는 남자들 '다리털과 전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7.21 17:55

수정 2015.07.21 22:06

"집에서 직접 다듬는다" 20~40대 그루밍족 늘며 제모기·크림 판매 급증

다리털 솎아주는 레그트리머
다리털 솎아주는 레그트리머

반바지를 활용한 '쿨비즈 룩'이 확산되며 반바지와 함께 남성의 제모용품 구매도 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지난달 29일부터 금융사를 제외한 계열사 임직원에게 반바지 출근을 허용하는 등 여러 기업에서 잇따라 '쿨비즈 룩'을 도입하고 있다. 이전의 '쿨비즈 룩'이 재킷을 입지 않고 넥타이를 매지 않는 선이었다면 올해는 반바지 착용까지 허용하는 등 그 폭이 한층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패션업계에서도 올해 반바지를 주력으로 출시하고 매출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남성복 코모도스퀘어는 올해 반바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업체 측은 오피스 룩으로 적합한 네이비 색상의 반바지와 같은 소재의 긴소매 재킷을 세트로 구매하는 구매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나나 리퍼블릭도 올 시즌 입고된 총 11종의 반바지 중 6가지 제품이 모두 판매됐다. 나머지 제품도 입고 물량의 70% 이상이 소진된 상태다.


반바지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긴소매 셔츠도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바지에 단정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긴팔 상의를 함께 입으면 격식 있는 오피스룩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 실제 바나나 리퍼블릭의 여름용 남성 단색 드레스 셔츠는 대부분의 색상이 품절됐다.

코모도스퀘어 마케팅 정해정 과장은 "반바지는 상의를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 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옷"이라며 "출근복으로 반바지를 입을 경우에는 긴팔 셔츠와 재킷을 함께 입어 점잖은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쿨비즈 룩'이 주목받으며 20~40대 외모를 가꾸는 남성인 '그루밍(Grooming)족'의 제모 용품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바지를 입기 위해 다리털을 다듬거나 아예 밀어버리는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

오픈마켓 G마켓이 최근 한달(6월 17일~7월 16일) 간 전년 대비 제모용품 매출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남성구매자의 매출 증가율은 23%였다. 이는 여성 증가율(18%)에 비해 높게 나타난 수치다.


특히 남성의 모근제거기와 제모기 판매는 같은 기간 각각 29%, 31% 늘어나 여성(12%, 13% 증가)와 큰 차이를 보였다. 11번가에서도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남성 소비자의 제모 관련 용품(제모크림.제모기.왁싱용품 등)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75% 늘었다.
특히 다리털을 솎아주는 '레그트리머'는 같은 기간 매출이 52% 올랐다. 이병훈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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