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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자산 한반도 배치 검토…강력한 대북 억지력·협상력 극대화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24 15:20

수정 2015.08.24 15:20

북측의 포격도발로 촉발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한미 양국의 미국의 전략자산에 대한 한반도 배치 검토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과 협상력을 극대화하는데 결정적 역활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전략자산은 막대한 파괴력 토대로 적의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힘의 근원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핵폭격기 등을 가리킨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현재 한반도 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시점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대변인은 "북한이 도발시 가혹할 정도로 대응함으로써 감히 도발하지 못하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미 양국이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공감대를 이미 형성하고 다만 그 배치 시점을 두고 한반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전략자산, 강력한 대북 억지력 작용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는 대북 군사적 압박 수위를 결정적으로 높이는 조치가 될 수 있다.
한미 양국이 현재 한반도 배치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미군 전략자산은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무기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북한의 지뢰도발과 포격도발로 벌어진 이번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지난 22일 한미 양국 공군 전투기 8대의 대북 무력시위 비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북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북한은 미군 전략자산이 한반도 주변에 출현하기만 해도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미군이 지난해 2월 초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서해 상공으로 출격시켜 훈련 비행을 하자 북한은 미국이 대북 '핵타격 연습'을 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지난 2월 미군의 핵추진 잠수함 올림피아호가 진해 군항에 입항했을 때도 북한은 "위험천만한 전쟁 기도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를 실질적인 핵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미국의 핵공격 위협은 군사력의 부분적인 파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제 존립과 직결되는 문제다.

■실제 배치까지 이어지나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배치가 실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는 그 자체가 엄중한 의미를 갖는 만큼 한미 양국은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22일 최윤희 합참의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측의 "슬기로운 상황관리"를 높이 평가해 미국이 이번 사태의 확산보다는 적절한 수준의 관리를 선호함을 시사했다.


한미 양국이 이번에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검토할 때도 우리 군은 적극적인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를 논의하고 있는 것은 북측이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잠수함을 대거 출동시키고 사격 준비 포병 전력도 2배 늘리는 등 이중적 태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를 통해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하기 위한 시위에 맞서 우리측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은 물론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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