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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쇼크] 중국 성장엔진 식어가자 안전자산에 돈 몰려

치솟는 금값 한달 새 8.5% 올라 1160달러
처박는 유가 WTI 40달러 78개월만에 최저

[차이나 쇼크] 중국 성장엔진 식어가자 안전자산에 돈 몰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쇼크 수준의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과 원유 가격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 침체'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폭락하던 금값은 연이은 오름세로 안전자산으로서 자존심을 되찾아가는 반면 유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로 바닥을 치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지난 22일 31.1g(1온스)당 1159.6달러로 지난달 7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저점을 찍었던 지난달 24일보다 8.5% 상승한 것이다.

반면 같은 날 북해산 브렌트유는 1.41달러 떨어진 배럴당 45.21달러로 7월 중순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6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40.04달러를 기록했다.

FT는 금값 반등의 원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시기 재조정을 꼽았다. 당초 연준은 9월쯤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세계 각국의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이를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연준은 '9월 금리인상이 확실하지 않다'고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고, 이에 힘입어 금값이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물론 신흥시장의 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각국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혼란스러운 여건에서 금은 여전히 가치가 있는 투자수단이라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금 투자상품인 SPDR 금 트러스트에 따르면 지난주 목요일 하루에만 3.6t의 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금 가격 상승이 은이나 구리 등 다른 원자재 가격까지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22일 구리는 t당 가격이 1% 떨어진 4992달러를 기록했으며 은 가격은 지난달 24일 저점을 기록한 이후 회복세이긴 하나 여전히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양새다.

원유 가격은 최대 고객인 중국의 수요 감소로 하락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것도 큰 타격을 줬다. 특히 지난주 발표된 차이신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7.1로 2009년 3월 이후 최악의 수치를 내놨다.

프랑스 투자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의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전 세계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면서 "대다수 신흥시장에서 장기간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반영하듯 유럽 주식시장에서는 아시아 관련 주식을 팔려는 투자자가 급증했다.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가 줄어드는데 생산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것도 가격 폭락을 부채질한다.
23일 이란 원유부 홈페이지인 샤나에 따르면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원유장관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시장점유율을 지켜낼 것"이라며 증산계획을 밝혔다.

더불어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가 5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과잉 공급 우려를 낳고 있다. 원유정보서비스업체인 베이커휴즈는 지난 21일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가 2개 늘어난 674개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